지난 2009년 방영된 MBC 인기 드라마 '선덕여왕'은 앞서 제작된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은 표절이 아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문화콘텐츠 제작사 ㈜그레잇웍스 김지영 대표가 MBC와 드라마 선덕여왕 작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MBC와 선덕여왕 작가 등이 극본을 완성하기 전 뮤지컬 대본을 미리 입수해 줄거리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주인공의 대립 구도나 사건 전개에서 일부 유사한 점이 있지만, 뮤지컬 대본과 드라마 극본이 각각 개별적으로 작성됐는데 우연히 같은 내용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만큼 완전히 유사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모두 덕만공주가 신라를 떠나 사막에서 고난을 겪는 내용이 나오지만 사막은 이전에 만들어진 다른 저작물에서도 주인공의 고난을 상징하는 배경으로 수차례 사용됐다고 지적하는 등 드라마가 뮤지컬을 표절했다고 보기 어려운 예들을 들었다.
앞서 그레잇웍스 김 대표는 2005년 뮤지컬 제작을 위해 '무궁화의 여왕 선덕' 대본을 창작했다. 다만, 저작권 등록을 하거나 이 대본으로 뮤지컬 공연을 실제로 한 적은 없었다.
그러던 중 MBC는 지난 2009년 5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매주 월·화에 '선덕여왕'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방영했다.
이후 김 대표는 선덕여왕이 2005년 제작된 자사 뮤지컬 대본을 도용한 것이라며 2010년 초 MBC와 드라마 작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은 "주요 등장인물과 이야기 구조가 대부분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을 뿐 뮤지컬 대본과 드라마 대본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는 않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전체적인 줄거리가 일치하고 인물 갈등 구조 등이 상당히 유사하다"며 MBC 등이 김 대표에게 2억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