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밀리는 기동민, 담판 원하지만… 지지층 이탈 우려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의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새정치연합과 기 후보 측은 오는 25일 사전투표 시작 전까지 단일화를 이루려면 시간이 촉박해 후보간 담판으로 결정내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노회찬 후보 측은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기 후보 측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거부의사를 보인 건, 노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노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CBS와 여론조사업체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19~20일 동작을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에서 기동민 후보는 24.9%를 얻어, 노회찬 후보(32.4%)에 뒤졌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도 기동민 후보는 노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였다. 기 후보로 단일화될 시 나경원 후보 46.5%, 기 후보 38.4%였고, 노 후보로 단일화되면 나 후보 42.7%, 노 후보 41.9%로 격차가 좁혀졌다.
후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에선 조직력이 강한 새정치연합 후보가 보다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정치신인인 기 후보 측으로선 여론조사는 승산 없는 게임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는 촉박한 시간을 명목으로 여론조사를 거부하는 중이다. 과거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지지도, 적합도, 경쟁력 가운데 어떤 점에 방점을 두고 조사할 것이냐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며 시간을 보냈던 사례들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기 후보 측에서 요구하는 담판 방식은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 승복하는 여론조사 경선에 비해 사퇴하는 후보 쪽 지지자들의 이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 정치컨설팅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어느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에 의한 소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지면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와 시너지 효과가 적을 수 있다”며 “경쟁하고 합의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되는 모양새와는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후보의 제안대로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할 경우, 늦어도 24일 오전까지만 후보들간 조사문구 등에 합의하면 이날 밤까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내일 오전 중으로 문항만 결정된다면 이날 밤에라도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며 “다만 지역 여론조사는 휴대폰조사도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유선전화로만 실시하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