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적]中 맹추격·원高 파고…수출에만 기대는 한국號 ‘빨간불’

입력 2014-07-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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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수출둔화 우려…국내 경기 하방전환 전조 될 수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원화 강세와 중국의 거센 추격이라는 난제를 만났다. 이에 따라 수출 부문의 성장에 한계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로 성장했다. 1950년대 제분·제당·면방공업과 같은 ‘3백(三白)산업’이 국내산업의 중추였을 때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53.9%로 증가할 정도로 국내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국가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영국 31.4%, 프랑스 27.2%, 일본 14.7%, 미국 13.5%를 각각 기록해 한국의 수출 비중을 크게 밑돌았다.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OECD 평균인 27.6%에 비해서도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이 휘청거리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화 강세에 3분기 수출 성장세 둔화 = 최근에는 원화 강세가 수출 타격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1.3으로 2012년 4분기 50.7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선행지수는 기준치 50을 웃돌면 전분기 대비 수출이 나아질 것이란 뜻이다. 50을 밑돌면 그 반대다.

3분기 수출선행지수가 비록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경제의 수출 의존도를 고려하면 1년 반 만의 최저치는 국내 경기가 하방으로 전환할 전조가 될 수 있다. 특히 원화강세 영향으로 3분기 가격경쟁력지수는 45.7을 기록, 기준치를 밑돌았다. 이 지수는 전 분기에 비해서는 4.4포인트 하락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최근 환율 변동과 이라크 사태와 같은 대외·지정학적 리스크는 경계 요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 중국 수출 금액은 657억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 대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10.1% 증가한 것과 견주면 9.5%포인트나 증가율이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5.8%)과 일반기계(6.5%)의 대 중국 수출이 크게 줄었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의 부진은 중국내 설비 증설에 따른 수입 감소와 최근 경제성장 둔화, 신용경색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 연구위원은 “중국의 수입 규모가 크고 관세율이 높은 품목군에서 최근 우리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중국 수입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기계류, 전기기기, 자동차 등 우리 주력 품목군에서의 관세 철폐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 수출 전망 밝지만 않아 =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은 전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3.9%에서 2013년 12.1%로 8.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7%에서 3.1%로 0.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를 보면 한국은 2007년 62개에서 2012년 64개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반면 중국은 2007년 1210개에서 2012년 1485개로 22.7% 증가했다.

종합 무역특화지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2012년 0.07에서 지난해 0.09로 상승했다. 이 지수는 석유화학·철강·철강제품·기계·정보기술(IT)·자동차·조선·정밀기기 등 8개 주요 수출품목의 종합 수출경쟁력을 뜻하는 것으로 플러스면 수출 특화, 마이너스면 수입특화를 뜻한다.

중국의 종합 무역특화지수는 2000년 -0.11였지만 지난해에는 0.04를 기록하며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촉진과 부품 소재 산업 육성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개선해야 한다”며 “주요 수입 품목의 국산화 노력을 통해 제조업 부가가치의 해외유출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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