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28일 열리는 만도의 주총 이전에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 한 관계자는 “전문위원회를 열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며 “만도가 최근 계열사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정관을 변경하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투자은행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전문위원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이 만도의 인적분할에 찬성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기구다. 이 기구는 의결권 행사시 반대표를 던지는 것과 같이 민감한 사안을 결정할 때 열린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고 만도의 신사현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만도는 지난달 초 분할회사인 한라홀딩스가 최대주주인 한라의 자산을 자기자본 대비 2.5% 이상 매입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받도록 했다. 한라홀딩스가 한라의 지분을 매입해 그룹의 건설부문을 지원할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만도의 3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12.39% 보유)도 정관 변경 이후 인적분할 찬성으로 선회했다.
한편, 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그룹을 자동차 부품 분야에 집중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만도’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 자동차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만도는 지난해 4월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라를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 한라마이스터를 통해 378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때문에 만도의 자원이 그룹 총수의 지배권 유지에 쓰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몽원 회장은 한라 지분 23.58%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오는 28일 주총에서 만도의 인적분할이 통과되도 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라그룹이 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라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한라홀딩스로 옮겨야 한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최근 “올해 말까지 최대한 노력해 내년 초에는 순환출자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