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RBC비율 시험결과 유출파문

입력 2006-08-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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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유출한 회사 찾아내 엄중 문책할 것

금융감독원이 도입을 추진 중인 RBC(지급여력평가방식)비율 시뮬레이션이 유출돼 관련 보험사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도입을 준비중인 새로운 지급여력비율 제도인 RBC비율 시험 산출결과가 언론으로 확대 보도되면서 지급여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평가된 중소사를 중심으로 금감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국에서는 보험금지급의 신뢰성 및 보험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을 감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본적정성 감독제도로서 EU식 지급여력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향후 미국식 RBC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RBC제도의 기본원리는 보험회사로 하여금 자사가 직면하는 위험크기에 상응하는 규모의 자본을 보유토록 요구하는 것이다. 위험기준자본(RBC)은 '개별위험별 위험계수에 기반한 필요자본액 산출 개별위험별 필요액을 통합한 총필요자본액 산출'의 절차를 거쳐 구해진다.

현행 지급여력제도는 외환위기 직후 도입되어 국내 보험산업 구조조정 및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직면하는 여러 위험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위험관리 지표로의 활용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RBC제도가 도입되면 관계회사 및 부외거래 위험, 자산위험, 보험위험, 금리위험, 사업위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며 자본적정성 비율의 의사결정 활용도 및 보험업계의 정보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지급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금감원 작업반의 시험산출 결과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현대해상, 제일화재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지급여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시뮬레이션 한 RBC제도 적용 지급여력비율안은 총 2가지로 엄격한 기준인 2안을 적용했을 때 생보사들은 대부분의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RBC제도 도입 후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건전성이 취약하고 금리와 신용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문제는 아직 도입안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유출됐다는 사실이다.

교보생명과 제일화재는 시뮬레이션결과 지급여력이 100%대로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상장이 돼 있는 손보업계의 반발이 더 심하다. 손보사의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겠지만 주주와 외부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손보사의 경우 회사의 신뢰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측은 자료유출이 금감원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며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유출한 곳을 찾아내 엄중히 문책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시험에 참여한 생보 4개사, 손보 5개사의 관련자를 소집하고 자료를 회수해 가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RBC제도와 관련해 "기본운영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도입 일정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리스크 측정기준과 측정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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