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무더기 파업 위기에 놓였다. 이는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 핵심 쟁점 사항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장별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진행 중인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에 이어 한국GM 노조도 파업을 결의, 자동차업계에 '줄 파업'이 예상되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8∼9일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재적조합원의 69.3%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7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파업으로 인해 생산손실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라며 파업 만류를 호소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한국 GM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에 신차 프로젝트를 포함한 미래발전방안을 수립할 것과 정기상여금 및 휴가비 등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앞으로 사측과 추가 교섭을 계속 해나가되,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와 더불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르노삼성차 노조도 지난주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재적조합원 90.7%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한 바 있다.
협상 결과가 타 사업장의 잣대가 되는 현대차 노사도 지난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임협을 진행했지만,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임금 기본급 대비 8.16%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기아차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노조도 통상임금 이슈에 대해 연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오는 16일에는 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본사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기업들은 장기침체와 원화강세로 인해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유연성 없이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기업들은 해마다 연간 8조8000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노조의 파업으로 모두 7만3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으며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