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PKBM사 제기 저작권침해소송 파기환송 …우발채무 발생 없을 듯
[e포커스] 한국항공우주(KAI)가 러시아와 벌이고 있는 570억원 규모의 법정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에 따라 대규모 우발채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KAI는 러시아 PKBM사가 제기한 저작권침해소송 상고심(3심)에서 러시아 모스크바 지적재산권법원이 “소프트웨어의 독점적인 저작권이 PKBM사에게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1심 법원으로 파기환송 했다고 밝혔다.
상고심 법원인 러시아 모스크바 지적재산권 법원은 “소프트웨어의 독점적인 사용권이 원고에게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에 대해서도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인 러시아 모스크바 상설 중재 재판소는 지난해 11월 PKBM이 제기한 ‘소프트웨어 개발시 원천기술 이용에 대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KAI가 527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러시아 PKBM사가 KAI를 대상으로 제기한 저작권침해 소송이다. 전신인 대우중공업이 1994~1998년에 훈련기(KT-1) 시뮬레이터 개발을 위해 PKBM과 인력 교류를 했는데 당시 전수된 기술이 2000년대 초 KAI가 대한민국 공군에 납품한 기본훈련기에 사용됐다는 내용이다. PKBM 측은 사전에 기술 계약이 없었기 때문에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KAI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인 러시아 모스크바 항소 중재법원은 KAI와 두산인프라코어가 PKBM에 527억원을 지급하고, KT-1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사용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불복해 KAI가 3심을 청구했고, 결국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이 파기환송 된 것이다.
KAI측 관계자는 “회사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시절 있었던 일이고, 현재 사용중인 KT-1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는 해당 사건의 것과 다른것으로, 상고심을 거쳐 PKBM측의 주장이 억지였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파기환송 된 법원에서 다시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570억원 규모의 소송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업체로 올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KAI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1.6%, 111.7% 증가한 6023억원과 437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리온, FA-50 양산에 이어 KUH 헬리콥터, 이라크 완제기 수출 등으로 매출 인식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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