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최고 행진 속에 자산거품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경제 회복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의 과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지난 3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돌파했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다우지수가 지난해 35% 급등한 뒤 올해 5% 추가로 올랐다며 지난 2009년 3월 저점에 비하면 155% 급등했다고 8일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높아졌다면서 33개월 연속 10% 이상 조정을 겪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1929년 증시 대폭락 이후 네 번째 장기 강세장이다.
채권금리가 기록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미국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6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 연말 3%대에서 하락한 것으로 채권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이 증시를 부양하고 있지만 긴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2015년에는 증시 역시 대대적인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털그룹 회장 역시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의 투자프로그램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시장의 거품이 커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수익을 올릴 마땅한 투자수단이 제한되면서 투자자들이 자기만족 상태에 빠져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회복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회사채와 국채를 포함해 농지와 목재 등 모든 투자수단들의 수익률이 낮은 상황이며 투자자들은 ‘테일리스크(tail risk)’에 주목해야 한다고 스턴리히트 회장은 덧붙였다.
테일리스크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자산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글로벌 경제의 상황이 금리 상승을 이끌 정도로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증시는 이날 이틀 연속 조정을 이어갔다. 오후 12시 현지 다우지수는 0.77%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0.8%와 1.66%의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