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2억8400만원 부과…경영사정 참작한 금액
최근 들어 건설사들의 담합에 칼끝을 겨누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서희건설과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의 공공입찰 짬짜미를 적발해 제재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9년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의정부시 음식물폐기물 공공처리시설 공사 입찰에서 투찰가격과 낙찰가를 사전에 합의한 이들 2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8400만원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효성에바라가 해당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서희건설이 들러리를 서는 데 합의했다. 이후 서희건설은 효성에바라가 선정한 설계용역회사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들러리 설계서(B설계)를 받아 제출했고 공사는 효성에바라 측에 낙찰됐다.
서희건설은 효성에바라 측이 정해준 금액대로 투찰하기도 했다. 그 결과 112억원짜리 두 업체는 이 공사에서 99.99%의 비정상적인 투찰율을 기록하는 ‘아마추어’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공정위 유성욱 입찰담합조사과장이 “일반적으로 담합을 하더라도 95%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하는데, 이 경우는 도가 지나쳐서 적발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공공입찰공사의 투찰율이 80%대 후반 선인 점을 감안하면 두 기업이 담합으로 가로채간 혈세는 공사금액의 10% 가량인 약 12억원 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
공정위는 효성에바라에 8100만원, 서희건설에 2억3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유사한 형태의 다른 담합 사건과 비해서는 다소 미미한 규모다. 또 통상 들러리 업체보다 낙찰을 받아 실제적인 이득을 본 업체에 더 무거운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과도 상반된다.
이에 공정위 측은 “효성에바라의 경우 완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있고 서희건설의 경우도 2012~2013년 거액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참작했다”며 “과징금 감면고시에 따라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 능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