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 이제는 '컬러'로 승부한다

입력 2006-08-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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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컬러 마케팅인가, 재탕 삼탕의 우려먹기인가.

휴대폰 업계에 컬러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블랙, 실버, 화이트 등 천편일률적인 컬러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색상의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컬러 제품들이 신제품이 아니라 기존 제품에 색깔만 바꿔 재 출시하는 함으로써 신제품 개발의 부담을 색깔로 만회하려는 궁여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히트작 빈곤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컬러마케팅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렌지색 슬림 기가 뮤직폰을 내놓았고, LG전자는 붉은색의 DMB폰을 한정판으로 선보였으며, 모토로라는 일치감치 지난 달 라임색을 적용한 레이저폰을 시장에 공개했다.

오렌지색을 적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여름을 맞이해 감각적이고 상큼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는 색깔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휴대폰 업계의 컬러마케팅의 원조는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다.

사실 레이저폰이 2004년 여름 처음 나왔을 때에는 색깔보다는 얇은 두께로 승부를 걸었고, 슬림사이즈 유행을 가져왔다.

하지만 현재는 슬림폰을 내놓고 있지 않는 제조사 없듯이 더 이상 두께로 승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토로라의 입장에선 이처럼 빅 히트를 친 베스트셀러를 손에서 쉽게 놓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 실버 색상으로 가장 먼저 출시한 후 블랙, 핑크 색상으로 소비자가 질릴 듯 하면 색깔을 바꿔 출시하면서 신선함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라임색 레이저폰을 출시하면서 레이저폰은 2년을 장수하면서 총 4번의 컬러 옷을 바꿔 입었다.

모토로라는 초기 한가지 색상의 제품을 출시한 후 해당 컬러제품에 대한 타겟 고객이 구매를 충분히 하고 식상해 할 때쯤 다른 컬러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단일 제품의 PLC(프로덕트 라이프 싸이클)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유행을 중요시 하는 휴대폰의 특성상 PLC가 채 한 두 달이 가지 않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레이저는 출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적절한 컬러마케팅을 통해 지금까지 장수하는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모토로라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시장 2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 효자상품으로 평가 받는다.

레이저는 최근까지 전 세계시장에 5000만 개나 팔렸다.

LG전자의 초콜릿폰도 컬러마케팅으로 제품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초기 블랙에서 화이트 최근 핑크까지 나왔다. 곧이어 와인색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컬러 마케팅도 초콜릿 폰 이외에 대안이 없는 데서 온 궁여지책성 마케팅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우선 공전의 히트작인 초콜릿 폰을 계승할 것으로 보였던 초콜릿 폰2의 실적이 저조하면서 판매량을 컬러마케팅을 통해 가속도를 붙여보자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비롯해 기존 블랙, 실버 컬러와 함께 오렌지색의 `슬림 기가 뮤직폰(모델명 SCH-V940)'을 출시했고 추기로 4가지 프리미엄 색상으로 컬러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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