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재송신 문제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콘텐츠의 지적재산권과 보편적 시청권을 주장하면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언론인협의회는 27일 사학연금회관에서 유료방송시장의 환경변화와 지상파TV 재전송 해결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법에 지상파TV가 보편적서비스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규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유지와 재개명령권을 주도록 해 재전송협상 분쟁으로 지상파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이날 국내 유료방송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주요 이슈와 쟁점을 16가지로 압축해 발표했다.
그동안 지상파(MBCㆍKBSㆍSBS)와 유료업체(케이블ㆍIPTVㆍ위성방송)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달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위성 사업자들에게 월드컵 중계권에 관한 재전송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상파 업계 관계자들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2년 런던올릭픽 때도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별도의 재전송료를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 역시 추가 부담금을 받아야한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3사는 유료방송사와 맺은 재송신 계약서에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에 관해서는 별도 협의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반대의 입장이다. 이미 지상파 방송 콘텐츠에 대해 재송신료를 내고 있는데 월드컵 중계와 관련해 또 다시 재송신료를 내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이에 지상파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CJ헬로비전 임성원 사업협력팀장은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지상파와 케이블TV에 사회적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보편적 서비스는 뉴스, 시사프로그램, 스포츠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컵 재송신 문제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업계가 곧 법정싸움에 들어간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내 유료방송서비스업체 전체를(케이블 IPTV, 위성방송)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