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손잡은 일본 GHIT펀드의 비밀은?

입력 2014-06-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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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50억원 투자 결정…개도국 흔한 질병 치료 목적ㆍ궁극적으로 시장 개척 및 신약 발굴

▲빌 게이츠가 투자한 일본 GHIT펀드는 자국이 아니라 개도국의 질병 퇴치를 추구하는 공익펀드로 궁극적으로는 시장 개척 및 신약 발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가 소개했다. 사진 출처 WHO

전 세계 질병과 빈곤 퇴치를 내건 빌 게이츠의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은 일본 민간기업과 정부가 합작해 설립한 글로벌헬스기술진흥기금(GHIT펀드)에 향후 5년간 25억 엔(약 2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현지시간) GHIT펀드는 내각부에서 인정을 받은 공익법인이지만 일본 국민이 그 혜택을 받는 것은 거의 없는 독특한 성격의 펀드로 개발도상국의 질병 퇴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케다제약과 다이이치산쿄 등 제약업체 5곳과 일본 외무성, 후생노동성 등이 전체 자금의 75%를 댔다. 게이츠의 재단이 여러 일본 기업과 글로벌 의료ㆍ보건 개선에 나선 것도 GHIT펀드가 처음이다.

GHIT펀드의 B.T. 슬링스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태생에 의사이면서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한다. 외국인을 CEO로 앉힌 것 자체가 세계 보건에 기여하겠다는 펀드의 의미를 보여준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슬링스비는 “일본 제약업체의 연간 신약 개발 수는 세계 3위로 경쟁력이 높다”며 “이들 기업이 게이츠재단, 정부와 손잡는다면 개도국에 필요한 신약 연구 개발을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펀드는 말라리아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물론 개발도상국에 흔한 열대 전염성 질병 특효약이나 백신 등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는 궁극적으로 신흥시장 개척과 신약 발굴 등의 의도로 세워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펀드 출자자이면서 ‘주혈흡충병’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소아용 제재 개발로 프로젝트 지원을 받고 있는 아스텔라스제약의 노기모리 마사후미 회장은 “GHIT펀드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은 물론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된다”며 “우리가 가까운 미래 아프리카와 남미시장에 진출할 때 펀드를 통해 개발된 약이 해당 지역에서 사용됐다면 이미 현지에서 우리 회사를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자이제약의 나이토 하루오 CEO는 “개도국에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나아서 생산활동에 복귀하면 새로운 중산층이 나오게 된다”며 “긴 안목으로 보면 그 나라가 부유해져 투자 수익을 바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재단의 최신 연례 보고서에 게이츠는 “1987년에 멕시코시티를 방문했을 당시 일반 가정에 수도가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30년도 안돼 몰라보게 도시가 바뀌고 중산층이 늘어났다”며 “빈곤국이 항상 그런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완전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개도국에서 신약물질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제약회사는 개도국 질병 퇴치 연구 과정에서 미래 신약 후보가 될 수 있는 다수의 화합물을 축적할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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