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인가제 존폐 놓고 이통3사 날선 공방

입력 2014-06-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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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시행해온 통신요금인가제 손질…미래부 이달말 결정

시장지배적 통신사업자의 요금제를 통제하는 ‘통신요금 인가제’ 존폐를 두고 이동통신 3사가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SK텔레콤은 인가제 폐지를 주장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일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통신요금규제 개선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KISDI 변정욱 통신전파연구실장은 통신요금규제 개선방안으로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신고제를 강화하는 방안 △현행 요금인가제를 보완하는 방안 △요금인가제를 완전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통신요금 인가제 완화를 두고 이통3사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통신요금 인가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과도하게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1991년 도입된 제도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인가 대상 사업자다. 20년간 지속된 요금인가제에 따라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마다 정부에 요금제 허가를 받고 있다. 반면 2위와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만 하면 된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할 경우 SK텔레콤의 독점 구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인가제 폐지에 대해 반대했다.

KT 김충성 상무는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 50%가 수십년간 고착화돼 있는 시장구도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신고제가 폐지될 경우 시장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동통신 시장의 누적영업이익의 80%를 SK텔레콤이 차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요금인가제 폐지는 후발사업자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 것”이라며 “인가제 폐지는 현 상황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김학수 상무는 “요금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SK텔레콤이 기존에 갖고 있는 사업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통한 부당행위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가제를 폐지할 경우 약탈적 요금을 남용해 경쟁사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사들의 주장에 SK텔레콤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통신요금인가제가 필요없다는 주장을 확고히 했다.

SK텔레콤 하성호 실장은 “통신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사업자가 있는 국가는 전세계의 절반이 넘는 121개국에 달한다”며 “이들 국가 중 요금인가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하 실장은 이어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될 경우 시장 선점을 위해 이통3사가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 소비자들의 이득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인가제가 계속 유지될경우 경쟁사업자들이 현실에 안주해 새로운 방식의 요금제 출시를 하지 않아 통신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인가제 폐지를 주장했다.

미래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이달말까지 요금인가제 개선 방안에 대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미래부 김주한 통신정책국장은 “통신정책은 전국민이 이해관계 당사자인 만큼 어떤 안을 채택해도 문제는 조금씩 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나온 안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는 쪽으로 개선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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