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83% “채용 불공정 느껴…심사기준·과정 공개 필요”
취업 준비생 K씨는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것도 서러운데, (회사들은) 불합격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라며 “결과를 기다리느라 시간 낭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열불을 냈다.
실제로 K씨처럼 서류전형을 실시한 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최근 기업 452개사를 대상으로 ‘불합격 통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58.6%가 ‘통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별로는 중소기업이 60.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견기업(48.2%), 대기업(36.8%) 순으로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합격 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이유로는 ‘더 큰 반감을 일으킬 수 있어서’(27.9%,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3.4%), ‘응시 인원이 너무 많아서’(17.4%), ‘합격자 공지로 확인할 수 있어서’(11.7%), ‘시간이 없어서’(1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합격 통보를 하는 기업(187개사)은 ‘지원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67.4%,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기본적인 채용 매너라서’(48.1%),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쳐서’(11.2%), ‘미통보 시 문의로 업무에 지장이 생겨서’(5.9%) 등의 이유를 들었다.
불합격 통보를 하는 전형은 ‘최종 면접’(50.3%, 복수응답), ‘1차 면접’(43.3%), ‘서류’(36.4%) 순이었다.
통보 방식은 전형별로 모두 ‘문자메시지’(각각 60.6%, 59.3%, 58.8%,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불합격한 지원자가 다시 취업 준비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작은 배려가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좀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들이 불만을 갖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직자 10명 중 8명은 구직활동을 하면서 채용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인이 구직자 739명을 대상으로 ‘구직활동 중 채용이 불공정하다고 느낀 경험’을 조사한 결과 83.2%가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채용의 불공정성은 ‘서류전형’(63.7%, 복수응답)에서 느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채용공고 내용’(44.6%), ‘면접전형’(36.3%) 등의 순이었다.
불공정하다고 느낀 이유로는 ‘학벌 등 스펙으로 필터링해서’(51.2%,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지원자격에 제한 항목이 많아서’(39.7%), ‘평가기준이 불명확해서’(37.2%), ‘신상 등 불필요 항목을 기재하게 해서’(33.7%), ‘내정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26.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 68.5%는 객관성을 침해하는 입사지원서 항목이 존재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으로는 ‘학벌 관련 사항’(54.2%, 복수응답), ‘가족의 직업·직위’(51.4%), ‘연령’(42.9%), ‘재산, 부동산 등 경제상황’(29.8%), ‘사내 지인 등 인맥’(29.4%) 등을 선택했다.
구직자들이 생각하기에 공정한 채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채용 심사기준 및 과정 공개’(23.8%)가 1순위였다.
이어 ‘열린 채용 도입 및 확대’(20.3%), ‘학벌, 사진 등 블라인드 평가 도입’(16.5%), ‘체계적이고 다양한 채용 프로세스 도입’(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