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재개 이틀 간 번호이동 12만건, SKT가 독식…당국, 불법행위 감시 강화
이동통신 3사가 영업재개 후 첫 주말인 24, 25일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건다. 영업재개 후 이틀 만에 번호이동이 12만건을 넘는 등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시장에서 주말영업이 시장점유율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가입자를 독식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주말 동안 현장 영업을 강화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영업재개에 나선 20일과 21일 알뜰폰을 제외한 번호이동 건수는 각각 5만7154건, 6만9760건을 기록했다. 이틀 동안 무려 12만6914건을 기록하며 타사 가입자 뺏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일 평균 2만4000건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오히려 지난 1~2월 소위 ‘보조금 대란’(일 평균 8만~9만건)이라 불리던 때와 거의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영업재개 이틀간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20일과 21일 각각 2만9489건, 3만6454건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타사로 빠져나간 가입자를 고려하면 각각 1만944건, 1만3857건의 순증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틀 동안 2만4801명의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영업재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업재개 후 이틀 동안 KT는 1만7532명, LG유플러스는 7269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우연하게도 KT와 LG유플러스에서 이틀 동안 빠져나간 가입자가 2만4801명으로, SK텔레콤 순증 가입자 수와 동일하다. 단순하게 보면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 2만4000여명이 고스란히 SK텔레콤으로 옮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가입자가 계속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말 현장 영업을 강화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자세다. 자칫 주말 분위기 반전에 실패할 경우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가입자를 가장 많이 잃은 SK텔레콤이 영업재개 시작과 동시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KT도 현장 마케팅을 강화해 전세를 역전시키겠다”고 말했다. KT는 이를 위해 총 15종의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하고 주말 영업에 공세를 가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현재 8종인 저가폰을 확대하고, 주말 동안 유통망을 통한 다양한 경품 이벤트로 가입자 유출을 방지하고, 고객 끌어오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번호이동 건수가 급증하자 시장 감시 활동을 지속·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난 1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0일 각각 이통3사 영업담당 임원들을 불러 영업재개 후 시장 안정화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