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 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선택했나[스타를 움직인 이한권의 책]

입력 2014-05-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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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선택했나[스타를 움직인 이한권의 책]

지난 17일 오후 8시, 수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붐비고 그리고 버스커들의 음악으로 갈길 가는 사람을 잡는 서울 홍대앞 작은 공연장 벨로소. 1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을 위한 소박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 공연의 주인공은 이하나. 드라마와 영화 연기자로 활동한 이하나, 그녀가 이제 가수로서 새로운 출발을 팬들에게 알리고 싶어 마련한 작은 공연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2006년 혜성처럼 나타난 한 신인 연기자가 기대와 함께 궁금증을 유발했다. 2006년 방송된 드라마‘연애시대’의 이하나다. 이 드라마를 통해 그녀의 모습을 처음 본 대부분의 시청자는 “저 연기자 누구지”라는 의문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하나는 이전 CF한편 출연한 것이 전부인 생짜 초보 연예인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날 때 “쉽지 않은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참 소화 잘한 신인 연기자”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요즘 벼락 스타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예감과 함께 말이다. 그 예감은 적중했다. 조연으로 연기자로 데뷔한 이하나는 2007년 들어 방송된 드라마‘꽃피는 봄이 오면’과 ‘메리 대구 공방전’의 주연을 연거푸 맡더니 촬영을 마치고 그해 11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식객’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연애시대’에서 보였던 신인으로서 부족한 연기력을 발전시키고 캐릭터의 체화력을 높이면서 말이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음악 프로그램을 오가며 순수한 이하나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녀가 반짝 스타가 아닌 그것도 대중적 이미지 조작과 연예기획사의 마케팅의 힘으로 되는 스타가 아닌,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의 원천은 바로 그녀가 견지하는 연예인에 대한 가치관과 연기에 대한 철학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다.

그녀는 원래 연기자가 아닌 가수로 연예계 데뷔를 꿈꿔왔고 노력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는 아버지(가수 이대현)를 봐온 영향이 크다. 그래서 가수로 데뷔하기위해 기획사에서 훈련을 받았고 대학 전공도 생활음악으로 정하고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 기획사가 망해 가수의 꿈이 좌절됐다. “정말 절망을 했어요. 모든 것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한참을 있다가 우연히 한 기획사와 만나 연기로 연예계에 입문하게 됐어요.”그녀가 가수가 되려고 했던 사연은 그녀의 연예인관과 인기관을 형성하게 해준다. “여섯살 때 레스토랑에서 가수였던 아버지의 공연을 본 적이 있어요. 인기가 높지 않았던 아버지의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차가운 반응을 보면서 슬퍼서 눈물이 났어요. 그때부터 가수가 되려고 했어요. 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 세계를 추구한 아버지를 가장 존경해요. 그런데 무명이셨던 아버지의 공연이 너무 슬펐어요. 그래서 어린 마음에 유명한 연예인이 되고자했지요. 이제는 유명한 연예인이 아니라 시청자, 관객들에게 실력으로 인정받는 연예인이 되는 것으로 꿈이 바뀌었지만요”

이 때문인지 이하나는 인기를 얻고 스타 대열에 합류한 뒤 보이는 신예 스타들의 태도와 생활에 차이를 보인다. 그녀는 스타의 반열에 올랐는데도 여전히 신인 때 보였던 담백한 마음과 연기를 향한 진지한 자세와 노력을 견지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지는 태도와 인기에 속박되는 것이 아니라 인기를 초연하게 바라보는 자세는 다른 연예인과 이하나의 결정적인 변별점이다. “연기든 노래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족해요”라는 말속에 신실함이 묻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이하나의 태도는 그녀가 좋아하는 책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녀는 ‘연금술사’로 잘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참 좋아한다. 책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의 눈이 빛난다. “위험을 감수할 것을 두려워하는 자는 불행합니다. 그는 실망하거나 환멸 따위를 알게 될 일은 없겠지요. 그러나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들은 이렇게 속삭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너는 대체 신께서 네게 허락하신 마법의 순간에 뭘 한 거야?’”등 이하나의 마음에 강인하게 각인된 이책 속에 나오는 구절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어떠한 마음의 파장을 일으켰는지까지 설명한다.

“코엘료의 책은 나를 돌아보게 해요. 현재 나는 어디에 와 있고 나는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같아요. 나이가 어려서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못했지만 코엘료 책을 보면서 삶의 지향점을 생각하고 현재의 나를 반성해요. 그리고 실패와 성공이 순식간에 이뤄지고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평점심을 찾게 해주는 것이 코엘료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요. 이 책을 보면서 좌절했을 때 용기를 얻었고 인기를 얻었을 땐 저를 돌아봐요.”이 말을 들으면서 코엘료가 그의 책속에서 지속적으로 조용하게 요구하는 내 속의 헛된 바람들 속에서 길을 잃지 말라는 잠언적 메시지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이하나를 읽을 수 있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는 1994년 스페인을 여행하던 코엘료가 피에트라 수도원에서 하루를 보낸 뒤 영감을 얻어 쓴 것으로 그의 소설에 늘 영혼의 소리에 따라 자아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등장하듯 이 작품도 주인공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힘으로 새로운 생에 눈을 뜨는 과정이 담겨 있는데 이하나는 이것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구도의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거짓 욕망과 성공의 야망, 허영과 위선이 가득한 연예계에선 순수와 꿈은 부패하고, 진정 인생에서 추구해야할 것들은 실종된다. 이러한 연예계 한복판 그것도 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하나는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보며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 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고 했다.

이하나의 책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연예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인기에 모든 것을 거는 욕망의 그림자를 찾을 수 없는 지의 의문의 답의 단초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녀가 반짝 스타가 아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배역에서도 자신을 맞출 수 있고 모든 행동을 믿을만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배우로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그리고 오는 7월쯤 그녀가 작사와 작곡을 해 조만간 싱어송라이터로서 그리고 꿈꿨던 가수로서보여줄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한다. 그녀의 노래는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담백함으로 마음의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스쿠프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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