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순이익ㆍ매출 성장세 교착화되면서 R&D 부문 투자 축소
미국 기업의 4분의 1 이상이 연구ㆍ개발(R&D) 부문 투자 비용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금융투자분석업체 S&P캐피털IQ의 최근 자료를 토대로 신문이 미국증시 S&P500지수에 편입된 1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27%인 33개 기업이 지난 1분기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25%의 미국 기업들이 R&D 부분의 예산을 삭감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 중에는 그간 R&D 투자로 성장한 IBM과 전자ㆍ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를 포함해 대규모 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이 성장동력인 제약업체 머크ㆍ화이자ㆍ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등이 포함됐다. 특히 제약업종은 1분기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부터 해당 비용을 꾸준히 줄여온 것으로 집계됐다.
머크의 경우 지난 1분기 R&D 비용을 전년보다 18% 삭감해 가장 많이 줄였다.
한편 33개 업체는 평균적으로 지난 분기 9% 정도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USA투데이는 지금과 같이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R&D 분야 투자를 줄이는 모습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수익과 매출 증가세가 교착화되면서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비용 삭감 흐름이 장기적이며 다른 기업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R&D 투자 비용을 줄인 기업 중 12곳만이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R&D 투자 비용을 줄였다. 특히 이들 기업은 사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겪는 기업으로 R&D 투자를 비롯해 회사의 전반적인 비용 삭감이 불가피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실제로 1분기 대부분 기업은 R&D 부문 비용을 12% 늘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6%보다 증가폭이 2.4%포인트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