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구조대응 부실 해경…제 식구 봐주기?

입력 2014-04-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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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래. 안내방송 이후 다른 안내방송을 해주지 않는다.”-세월호에서 단원고 학생이 지난 16일 오전 10시 17분 마지막 카카오톡한 내용.

“함내 경보를 이용해서 승객 모두 바다에 뛰어내리라는 방송을 실시했습니다.”(선내에서 들리나요? 여기서도 잘 안들리는데.)“여객선 선내는 모르죠 하지만 밖에서는 들리죠.”-세월호 최초 구명함정의 김경일 목포해양경찰 123정장의 28일 오전 11시 언론인터뷰 중.

선박 사고의 구조를 책임지는 해양경찰이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때 소극적인 구조활동 등 초기 구조대응 부실로 사고를 더 키웠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동안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부)도 구조수습 때문에 미뤄왔다. 하지만 한 식구인 해경의 초기대응 미흡 직무 태만 등 초동 대처에 문제가 있다는 거센 여론이 일면서 결국 28일 목포해경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칼끝을 해경에 겨누고 있다.

문제는 이번 압수수색이 합수부가 세월호 참사 관련 문제된 기업이나 검사기관 압수수색과 달리 미리 예고된 압수수색인데다 벌써 수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무유기로 법 적용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한마디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면서 합수부가 아닌 대검 등 상위기관에서 해경 부실조치 수사를 전담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합수부가 본격적인 해경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해경은 그동안 공개를 꺼려왔던 세월호 침몰 당시 첫 구조상황 영상을 28일 전격 공개했다. 또 최초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 소속 경찰의 공개 기자인터뷰도 마련해 “열심히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는 면피성 발언만 쏟아냈다.

해경이 공개한 첫 구조상황 영상을 보면 해경의 부실한 구조 시스템 민 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경이 급파한 소형 헬기 2대는 주위만 맴돌 뿐 법에서 정해진 생존자 탈출 방송을 전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구조수습에 필요한 인력이나 장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대형 참사에 속수무책인 모습만 보였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123정도 해난 구조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우왕좌왕해 재난대응 구조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모습만 나타냈다.

대형 참사를 줄일 수 있었던 선박진입이나 선내방송 활동은 약 40분간의 구조활동에서 “배가 기울어 조타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 변명만 늘어놓을 뿐 소극적인 구조활동에만 전념했다. 출동 당시 초기 충분히 밧줄을 이용해 선내진입이 가능했음에도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선박사고를 총괄하는 해경이 배가 침몰하고 있고 승객이 500여명이 타고 있다는 구조 통신을 들었음에도 전문 구조원이나 장비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경비정을 급파한 모습은 재난대응 체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법조인들은 이번 해경의 부실 초기 대응에 직무유기로 처벌하기에는 적용할 법이 마땅치 않아 결국 내부 징계 수준의 처벌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재는 있어도 법적으로 책임질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허술한 법 적용으로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또 일어날 수 있어 이번 기회에 검찰이 제 식구인 해경 감싸기보다 철저한 처벌을 할 수 있는 법리 검토를 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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