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부문 분사하는 소니 임원진 LGD 본사 방문
소니 임원진이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전격 방문해 그 배경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소니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동맹을 맺기 위한 사전 접촉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달 24일 소니 수석 부사장(SVP) 겸 프로큐어먼트(Procurement) 그룹장인 카즈아키 타카노세, 소니차이나 지사장인 타카시 하기와라, 조달 부문 본부장 카즈노리 오츠카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있는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찾았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완제품 제조사가 의례적으로 패널 제조사를 찾은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는 소니의 이번 행보를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파나소닉과의 OLED TV 패널 공동 개발을 중단했다. 소니는 오는 7월까지 간판사업인 TV 부문을 분사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소니의 이 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UHD와 차세대 OLED TV가 있다. 이 중 UHD TV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소니 입장에서는 OLED TV 시장 진출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대형 OLED 패널 기술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와의 업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LG디스플레이가 소니, 파나소닉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일본 등으로 OLED 패널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이러한 관측을 뒷 받침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8세대 WRGB OLED TV용 신규라인(M2) 건설에 투자했다. 월 2만6000장을 더 생산할 수 있는 M2 라인이 올 하반기부터 가동되면 패널 생산량이 지금의 4배 이상으로 늘면서 제품 가격도 공격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임주수 LG디스플레이 OLED 기술전략팀장은 최근 “현재 기술로도 80~90인치 이상 대면적 구현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OLED 기술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더불어 소니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일본에는 ‘소니 ·도시바·히타치’ 등 3개의 소형 LCD 사업부가 모여 만든 ‘재팬디스플레이’가 있지만, 휘어지는 스마트폰 등 앞선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 소니가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상돈 전무는 올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고객사 제품 로드맵은 밝힐 수 없지만 현재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반 플라스틱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 차기 모델에 대해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일본(소니), 중국 업체 등과의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