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 보증 범위 어디까지?… 금융사 해외진출 놓고 머리맞댄 정책금융기관

입력 2014-04-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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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외국계 금융사와 경쟁 위해 필요” 수은 “허용땐 정책금융 재편 취지 퇴색”

정책금융기관들이 효과적인 해외 진출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민간 금융기관의 해외금융 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합의점 찾기에 나선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여한 정책금융기관협의회는 해외진출에 대한 무보의 신규보증 허용 범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라 산은과 정금공은 현재 해외 금융지원에 대한 무보의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정책재원의 중복 활용을 줄이고 민간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 건설·플랜트 등 해외 금융지원에 대한 무보 보증을 민간 금융회사에만 원칙적으로 허용토록 했기 때문이다.

그간 정금공 해외프로젝트 지원 중 64%가 무보 지원 아래 공급돼 왔다.

하지만 산은의 투자금융(IB) 부문 위축으로 당장 해외진출 국내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다 시중은행은 아직 외화 조달 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정책금융기관들은 예외적 보증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해외프로젝트 발주 국가의 신용등급 및 여신규모 등 무보 보증 지원 범위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기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당초 지난주 목요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논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산은은 외국계 금융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무보 보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반면 수은은 예외를 허용할 경우 정책금융 재편 취지가 퇴색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서는 산은과 정금공이라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 통로가 줄어 들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정책 발표 이후 산은과 정금공에 대한 무보 보증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로 당초 정책 방향대로 대외금융 창구를 일원화해 정책금융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민간 및 정책금융기관의 해외 금융지원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하고, 이에 대한 정책금융기관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조만간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수은이나 무보 등 정책금융기관의 자본금을 무한정 키울 수는 없기 때문에 정책금융기관을 마중물로 해외 건설·플랜트쪽에 민간 금융기관이 나가줘야 하는 시점이”이라며 “다만 (자금조달 공백 등) 시장에 무리가 없는 수준에서 정책금융기관들이 조만간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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