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아시아 진출 활발…860개 '껑충'

입력 2006-05-30 09:24수정 2006-05-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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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은 아직 걸음마…잠재력은 '충분'

[싱가포르=박수익 기자]국제 헤지펀드 자금이 아시아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시장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헤지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환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한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부정적 인식과 관련 규제 등으로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헤지펀드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이 높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헤지펀드 '급성장'

지난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헤지펀드 산업 세미나'에 참석한 헤지펀드 전문 리서치회사 '유레카헤지'(Eurekahedge)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지역에 투자한 헤지펀드는 860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들의 아시아지역 투자가 본격화된 2002년 160여개에 불과했으나, 4년 여만에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유레카헤지의 데스먼드 여(Desmond Yeo) 상품담당 이사는 "중국, 인도, 한국 등 그동안 헤지펀드 산업에서 소외됐던 국가들이 향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기금 자금의 헤지펀드로의 유입도 늘어나면서 투자자금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펀드오브헤지펀즈 회사인 고텍스 펀드(Gottex Funds)의 피터베넷(Peter Bennett)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최근 2~3년가 아시아증시가 수익률 측면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하면서 아시아의 헤지펀드 산업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시아지역 시장 성장과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 전환 외에도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00여개의 헤지펀드로 구성된 유레카헤지지수는 2000년부터 2005년말 까지 누적 수익률 90.3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MSCI 아시아 지수는 누적 7.95%의 수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유레카헤지 지수는 아시아 시장이 약세장이었던 2000년부터 2003년까지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안정적 수익률을 나타냈다.

헤지펀드 클라리움캐피탈(Crarium Capital)의 스티브류 조사역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헤지펀드는 뮤추얼펀드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규제 하에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제자리 걸음…잠재력은 크다

이처럼 아시아지역에서의 헤지펀드 성장세에 비해 국내시장에서의 헤지펀드 활동은 아직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시장이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데스먼드 여 유레카헤지 이사는 "아시아지역 헤지펀드가 860개에 달하는 반면, 한국 출신 매니저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10개에 불과하다"며 "한국이 세계에서 12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에 대한 과세나 감독 규정 등의 문제 등 통과해야하는 규정이 많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는 것이 한국내 헤지펀드 산업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헤지펀드오브펀즈 회사인 오럼 인베스트먼트(Aurum Investment)의 앨리슨 플레밍 기관투자 자문담당 헤드는 "그동안 한국내에서는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성과 적은 변동성을 원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강창주 상품전략본부장은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헤지펀드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지역 헤지펀드 산업에 대한 이해를 위해 열린 '아시아 해지펀드 산업 세미나'에는 국제 헤지펀드 매니저, 펀드오브펀드 매니저, 기관투자가, 개인투자가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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