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명보험협회 “주주 배당 목표치 설정해야”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가치를 보호해야 한다며 자국 기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 주요 기관투자자인 일본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8일 펴낸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주주 배당 목표치를 설정하고 더 높은 이익마진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기업들의 경영과 관련해 말을 아꼈던 기관투자자가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일본 자산운용사와 은행, 생명보험 및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 상당수가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자국 주식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생명보험업체들이 보유한 주식만 도쿄증시 전체의 4%에 이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동안 이들 기관투자자는 기업들에 대해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생명보험협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작심하고 자국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금융기관을 제외한 일본 기업의 현금 보유규모는 220조 엔(약 2227조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일본 기업은 자기 순이익의 10%만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은 일반적으로 50% 이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매출 대비 순익 비율은 2.1%로 미국의 8.5%를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본 기업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도 움켜쥐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자와 다이지 인베스코자산운용 일본 주식 부문 대표는 “일본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분야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논의가 이뤄져 어떤 사업분야가 정말로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중요한지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