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은 17일 오전 해경 특공대와 해군 잠수부 8명을 투입해 선체 수색을 재개했다. 현재 사고 지점의 기상 상태는 초속 4m 가량의 약한 바람이 불고 파고도 1m 내외로 잔잔한 편이지만 빠른 조류 탓에 수색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조류가 초속 2m를 넘으면 잠수사의 활동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사고 해역의 조류는 이보다 5배 가량 빠른 시속 10m 정도다. 선수 부근에서 잠수한 구조대원들이 빠른 물살에 휩쓸려 가다가 선미에서 고개를 내미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바닥의 펄이 바닷물에 섞여 시야가 몹시 흐린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천안함 당시보다 작업이 어렵다”는 말도 전해진다.
해난구조팀은 물때가 다시 바뀌어 조류의 방향이 일시적으로 변하면서 조류가 일시적으로 느려지는 '정조시간(고조와 저조의 교차시간) 전후 1시간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전 7시, 오후 1시 등을 전후한 1~2시간 가량에 맞춰 집중 수색이 진행된다.
무엇보다 구조작업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선체 내부의 생존자 여부다. 여객선의 일부가 아직까지 수면 위에 떠있다는 점에서 ‘에어포켓’(선내에 남아있는 공기)이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서양에서 일어난 선박 전복사고에서도 바다 밑에 갇혀있던 선원이 에어포켓에서 탄산음료를 통해 3일간 생존해 구조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지난 2012년 이탈리아 근해에서 침몰한 유람선 콩코르디아호의 사례도 참고할 수 있다. 당시 수색작업은 3주 가까이 진행됐고 사고 발생 30시간 만에 한국인 신혼부부가 구조된 데 이어 사고 36시간 만에 이탈리아 선원이 구조됐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배 일부가 물 위로 드러난 데다 격실 구조 덕에 선실 복도에 물이 차오르지 않았던 덕이다.
세월호 내에도 밀폐된 공간 안에만 있다면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인 셈. 이에 따라 구조대는 선체 표면에서 압축공기를 공급해 생존시간을 늘리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