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자리대책 진단] 구인 ·구직자 ‘궁합’ 맞추고 창업 지원…“이태백 탈출”

입력 2014-04-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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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센터, 진로상담부터 사후관리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환경부의 환경 관련 일자리 콘서트 '청춘환담'에 앞서 참가 대학생들이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올 가을 대학 졸업을 앞둔 A(27)씨는 요즘 공채시즌임에도 기업체에 지원서를 넣지 않고 있다. 취업난으로 졸업을 미루던 선배들의 모습을 자주 봐 온 탓에 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다.

A씨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맞춤 전략을 세워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공채시즌이라고 무작정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에 원서를 넣다 보면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는 좌절감만 더 맛보게 돼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 깊은 일을 알아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 하나 없이 무직생활을 계속하던 B(33)씨는 최근 일자리를 찾았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의 근면·성실함을 봐왔던 주변 지인이 B씨를 자기 사업장에 취직시켰다. 취업 실패 속에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던 B씨는 “업무를 처음 맡다 보니 바쁘고 정신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뿌듯하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이 시대 청년들은 좁은 취업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도 맛본다.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는 젊은이들은 그저 흘러가는 세월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 정도로 우리사회에서는 청년들이 고용시장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위축되자 서울시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달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1~2013년 서울지역 청년고용률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청년고용률은 45.1%였으나 이듬해에는 43.9%, 2013년 43.3%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취업을 위해 △일 배우기 △일 만들기 △일 찾기 △일 경험지원 등 크게 4부문으로 나눠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일 배우기에서는 청년희망디딤돌 과정과 비진학청년 위탁직업훈련, 현장중심 청년학교운영, 창조전문인력향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일 만들기는 청년창업센터 운영과 청년단체 대상 새로운 일자리프로젝트 지원이 주 내용이다.

일 찾기에서는 청년취업센터 운영을, 일 경험지원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인턴(1800명), 뉴딜일자리(466명), 청년커뮤니티(200팀) 활동지원 등이 포함된다.

시는 경제활동 참여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는 ‘청년’에게는 기술교육원, 청년일자리허브 등을 통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제공으로 취업 역량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시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 두 가지 역점을 두고 있다. 첫째는 미스매치 해소이며 둘째는 창업지원이다. 시는 그동안 청년 취업 박람회 등 각종 행사를 주관해왔지만 사업장과 구직자 간의 눈높이나 이해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미스매치가 자주 발생했다. 또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시는 미스매치 해소와 함께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창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시는 ‘청년취업센터’를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청년취재단’, ‘직업상담사’, ‘청년취업멘토’가 초기 진로상담부터 안정된 취업이 될 때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며 취업 후에도 2년간 사후관리를 해준다.

청년취업센터는 서울시청 을지로별관 1층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내에 실치되며 전화(1588-9142) 또는 인터넷(job.seoul.go.kr) 등을 통해 상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엄연숙 서울시 일자리정책과장은 “청년취업은 크게 미스매치 줄이기와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엄 과장은 청년고용률이 낮은 원인에 대해 긴 교육기간을 꼽았다.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까지 진학하는 것이 일반화되다 보니 청년층(15~30대 초반) 중 취업을 하는 연령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고졸 등 15세부터 20세 초반까지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청년 전체 고용률이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엄 과장은 “현재 시에는 군 복무로 빠진 이들을 빼고도 20만명 정도의 청년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고른 연령대 취업이 이뤄질 수 있게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고 현재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여성 HRD대학원 조교수도 작년 말 서울시가 주최한 고용포럼에서 미스매치를 줄여야 청년 고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고졸자를 포함한 청년들은 전공과 유관 희망직종을 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가령 전문 기술직을 원해 관련 업체에 지원했지만 회사에서는 단순 사무직을 요구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 미스매치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직자와 기업 간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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