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미공개 등 주력품 보호 급급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차세대 기술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시회는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과 언론매체에게 자사의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까지 베끼는 중국 업체들의 등쌀에 신제품을 공개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국내 업체들은 고민 중이다. 일각에서는 전시회 무용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외 각종 전시회장에서 공개된 한국 제품들은 빠르면 한 달, 늦어도 3개월이면 중국업체에게 디자인과 기능이 복제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회 참가 시 주요 제품이나 신제품을 위한 별도 부스를 마련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제품을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나 전시회를 방문한 VIP에게만 제품을 살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14에서 세탁기 등 일부 제품을 VIP에게만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중국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모방에 대비해 미래 전략 제품은 별도 공간에서 주요 고객사에게만 공개한다.
이는 TV,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제품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디자인을 넘어서 기술이나 스펙을 노출해야 하는 부품의 경우에는 더욱 신중을 기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회에 출품해야 할 때는 보안을 보다 더 철저히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시회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는 것은 예전부터 해왔던 부분”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대한 민감도는 약해졌지만 아직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