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 기습출시에 속상한 삼성…달래기 나선 SKT

입력 2014-03-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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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 독단적 결정” 자백

“우리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게 맞습니다.” (SK텔레콤)

SK텔레콤이 ‘갤럭시S5’를 전 세계 최초로 기습 출시한 27일. 삼성전자가 독단적 출시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자, SK텔레콤이 순순히 자백(?)했다. 이는 삼성전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KT나 LG유플러스에서 강력히 항의하더라도 우리가 다 뒤집어써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

삼성전자 측은 이번 ‘조기 출시 논란’이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적잖은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글로벌 출시일을 4월 11일로 잡아놓았고 국내 출시도 이날 전후로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월 5일부터 45일간의 영업정지에 돌입하는 SK텔레콤이 조기 출시를 강력히 요청했고, 결과는 사실상 단독 판매를 하는 것으로 끝났다. 전날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 겸 대표이사(사장)도 “(갤럭시S5 출시일과 관련해) 이통사와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27일 출시설을 일축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뒤집혔다. 삼성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최고 수장조차 겸연쩍은 상황에 몰린 것이다.

게다가 갤럭시S5의 광고도 내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이 먼저 나와 버렸다. 마케팅에도 문제가 될 것은 뻔하다. KT와 LG유플러스도 두 회사(삼성, SK텔레콤)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SK텔레콤이 조기 출시 관련 협의를 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타 이통사가 격렬히 반대했고 삼성전자 측에서 출시 일정 재조정을 제안했지만 SK텔레콤이 독단으로 조기 출시를 강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유감 표명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는 이통사와 제조사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갤럭시S5는 삼성전자에서 만들었지만, SK텔레콤으로 납품하는 순간 영업에 대한 권한은 이통사 몫이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통업계 1위 업체인 SK텔레콤 앞에서는 ‘슈퍼 을(乙)’일 뿐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협의 없이 우리가 알아서 출시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마음 상한 삼성전자를 어느 정도 배려한 것”이라며 “어차피 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입장에서 오랫동안 껄끄러운 관계는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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