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고객’ 마케팅]경제력에 평판까지 심사…“고액자산가보다 CEO가 좋아요”

입력 2014-03-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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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VVIP 모시기

카드사의 초우량 회원(VVIP)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진정한 VVIP를 모신다는 차원에서 본인 신청에 의해서는 카드가 발급되지 않는다. 단순히 돈이 많다고 해서 회원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카드사마다 VVIP 카드 관련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자격 조건에 부합하는지 까다롭게 심사한 뒤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선정 기준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평판 등을 모두 고려한 평가를 통해 소수 인원만 운영하고 있다. VVIP카드의 대표 격인 현대카드 ‘더 블랙’ 회원은 2000명가량이며, 다른 카드사들은 회원수 공개를 밝히지 않고 있다.

VVIP카드 하면 카드사별로 다르지만 보통 연회비 100만~200만원 카드를 최상급 카드로 분류한다.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The Premier)’, 삼성카드 ‘라움(RAUME)’, 현대카드 ‘더 블랙(The Black)’, KB국민카드 ‘테제(TEZE)’, 롯데카드 ‘인피니트(INFINITE)’, 하나SK카드 ‘클럽원(CLUB 1)’ 등이 해당한다.

각사마다 이해관계가 상이하므로 전략적 타깃층이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카드사 VVIP는 고액 자산가보다는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급이다. 그 이유는 법인카드 영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법인카드는 건당 결제금액이 높고 결제가 대부분 일시불로 처리되기 때문에 카드사들에 법인고객 확보는 필수 과제다. 따라서 법인 영업을 하면서 CEO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VVIP카드 회원으로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카드사들은 VVIP카드의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다. 과거엔 연회비 그 이상의 혜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연회비만큼의 혜택만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는 셈이다. 일반 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은 줄이면서 VVIP에게만 혜택을 퍼 준다는 따가운 눈초리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기존의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없앤 것은 아니다. 특급호텔 무료 숙박권을 보내 주거나 항공 좌석을 일등석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해 준다. 최고급 병원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휴 명문 골프장 그린피 할인 및 부킹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호텔?레스토랑 예약, 문화?공연 티켓 예매, 플라워 서비스와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카드 ‘프리미어’는 홀인원 기록 시 축하금 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KB국민카드 ‘테제’는 3인 이상 해외여행 시 연 1회 100만원 한도 내에서 한 사람의 여행비를 지원한다.

현대카드 ‘더 블랙’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브랜드 이용권, 특1급 호텔 10만원 이용권, 아이패드 또는 아이폰 기기 교환권(연 1회) 등 연회비에 준하는 기프트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단 발급 첫해에는 200만원 이상, 다음해에는 1500만원 이상 써야 바우처를 쓸 수 있다.

롯데 ‘인피니트’는 입회 첫 회에 듀퐁 50만원 상품권을 제공하고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서 전문 쇼핑 도우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나SK ‘클럽원’은 SK텔레콤의 최신 스마트폰, 해외 호텔 2박 이상 투숙 시 1박 무료,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 검진권, 프리미엄 요트 대여 등 7가지 옵션에서 3가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글로벌 컨시어지 업체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라움 컨시어지 데스크를 상시 운영 중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이 나는 산업으로 VVIP카드는 당장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카드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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