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무상보증 1년으로 축소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월드워런티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산 TV를 국내에서 애프터서비스(AS) 받을 경우, 국내 기준인 ‘제품 1년ㆍ패널 2년’의 기준을 적용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현지 기준을 적용키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직접구매를 통해 TV를 구입한 국내 소비자는 미국 기준인 ‘제품 1년ㆍ패널 1년’만 무상 AS를 적용받을 수 있다. 아마존 등 미국 사이트를 통해 TV를 직구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봤을 때, 사실상 핵심 부품인 패널의 월드워런티 기간이 1년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월드워런티 제도를 손본 것은 지난해부터 TV를 해외 온라인쇼핑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국내 해외배송 대행서비스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진행한 ‘대형TV 배송비 할인 서비스 이벤트’결과, 주문 받은 50인치 크기 이상 대형 TV 배송 대행 건수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 비중은 무려 95%에 달한다. LG전자는 3%, 기타 제조사들이 2%에 그쳤다.
이는 월드워런티 제도가 한 몫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국가에서는 어디서나 공통으로 AS가 가능하지만, 경쟁사 LG전자는 월드워런티 제도가 없다.
문제는 해외직구를 반길 수 없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해외 직구 증가로 인해 해외보다 국내에서 제품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월드워런티 제도를 개편한 것은 해외 직접구매와 국내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직구는 환불이 불가능하고 배송 중 파손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더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AS 요청이나 관련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다. 특히 해외 제품은 국내 제품과 다른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국가에서 부품을 공수해 와야하는 등 AS도 까다롭다.
삼성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한 국내 직영 판매점의 TV 매출 감소는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당초 월드워런티를 없애는 것도 고려했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일단 제도를 손보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