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보수 6600만원… SKT·한전 제외하고 ‘100% 찬성률’ 거수기 논란 여전
주식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이 지난해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가 평균 6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사외이사 연봉이 3500만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현대차가 8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3년 사이 사외이사 출석률이 단 한 해라도 100%를 기록한 상장사는 4곳에 불과했고 한국전력과 SK텔레콤이 한때나마 사외이사는 거수기라는 공식을 깨트렸다.
◇현대차, 사외이사 업계 최고 대우=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직 관련 공시를 하지 않은 상장사를 제외하고 시총 상위 10대 기업이 지난해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는 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2회계연도보다 13% 감소한 수준이다.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높은 상장사는 현대차로 조사됐다. 5명의 사외이사를 둔 현대차는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8700만원을 지급했다. 8400만원을 지급한 2012년보다 3.6%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는 2011회계연도에 8600만원을 지급해 2013회계연도와 더불어 10대 상장사 중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가장 높았다. 현대차가 자사 사외이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다음으로 높은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 사외이사는 지난해 1인당 8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SK텔레콤은 최근 3년 연속 8000만원 이상의 평균 보수를 챙겨 주면서 10대 상장사 중 2~4위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포스코(7800만원), 현대모비스(7600만원), 삼성생명·삼성화재(6500만원), 신한지주(6300만원) 순으로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높았다.
재계 순위 1위로 사외이사 연봉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는 기대와 달리 5명의 사외이사에게 1인당 6000만원을 지급했다. 직전 회기보다 무려 31.8% 삭감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2회계연도에 8800만원을 지급해 10대 상장사 중 2위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사외이사 평균 보수를 대폭 줄이면서 8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전력은 2011~2012회계연도에 37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 이보다 200만원이 줄어든 3500만원을 지급해 3년 연속 10대 기업 중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가장 적었다.
◇SK텔레콤·한국전력, 유일하게 ‘거수기’ 공식 깨=SK텔레콤과 한국전력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해 무용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사외이사의 ‘거수기’ 논란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비록 지난해 이사회에서는 양사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100% 찬성표를 던졌으나 최근 3년간 이사회로 확대하면 두 곳의 상장사 사외이사만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SK텔레콤의 경우 2011회계연도 이사회 중 ‘하이닉스반도체 지분 인수를 위한 입찰 참여’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당시 이사회에서 5명의 사외이사 중 심달섭 이사는 ‘기권’하고 정재영 이사는 입찰 참여에 이의가 있어 ‘반대’ 의사를 표했다. 심 이사는 연구위원, 정 이사는 교수 출신이다. 한국전력도 2011회계연도 이사회 중 반대표가 나왔다. 관련 안건은 ‘한전의료재단 출연’이었으며 당시 8명의 비상임이사(사외이사 포함) 중 보고경제연구원 회장 출신의 김정국 비상임이사가 유일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편 10대 상장사 중 최근 3년 연속 사외이사 출석률 100%를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현대차와 포스코, 삼성생명, SK텔레콤, LG화학 사외이사가 한 번씩 100% 출석률을 보였다. 현대차와 SK텔레콤 사외이사가 지난해 출석률 100%를 자랑했다. 10대 상장사 사외이사의 평균 출석률은 96%였으며 신한지주와 한국전력이 최근 3년 기준 평균 출석률 90~91%로 10대 상장사 중 저조했다. 특히 2012회계연도에 신한지주 사외이사 10인의 평균 출석률은 86%로 부진했는데 당시 유재근 이사 출석률이 25%로 가장 부진해 평균치를 낮췄다. 유 이사는 지난해 3월 퇴임을 앞두고 열린 3차례의 이사회에 모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