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정례회의서 외환銀 카드 분사 논의 않기로
하나·외환은행 통합 첫발인 외환·하나SK카드 합병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5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외환은행 카드사업 분사를 위한 예비인가안을 상정하지 않키로 했다.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번째 연기다.
금융위 관계자는“내일 회의에는 외환은행 카드사업 분사 관련 내용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며“예비인가안을 언제 상정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도 6일 열기로 한 카드사업 분할 의결 주주총회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주총 의안 자체가 카드사업 분할 의결이기 때문에 금융위에 해당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 주총을 여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하나금융은 금융당국 인가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이달 말까지 외환은행 카드부문을 인적분할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위 승인이 미뤄지면서 오는 10월을 목표로 추진했던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통합 작업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의 외환카드 분사 예비인가가 늦어지는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사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정조사에서 “외환카드 분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상식적인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할 것”이라며 “개인보호 정보들이 적법하게 관리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한 뒤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문제는 예비인가 상정이 언제쯤 이뤄질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 쪽에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유기적 결합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금융위에서 인가가 늦어져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는 새롭게 외환은행 수장에 오르는 김한조 내정자에게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 내정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보다 신속한 하나·외환은행 합병을 위해 용단을 내린 인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연임이 확실시되던 윤용로 회장이 퇴임한 것은‘투 뱅크(two bank)’ 체제를 견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의 첫번째 중점 업무는 외환·하나SK카드 합병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될 거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금융위 정례회의가 열리는 5일, 하나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외환카드 분사에 대해 여론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당국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