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자’에 나서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미국계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1일부터 매수세로 전환해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556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 21일 317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일자는 불과 3거래일이지만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유입된 자금이 미국계 자금이라는 분석에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미국계와 유럽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미국계 자금은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유럽계보다 장기투자 성향을 보인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 흘러든 자금은 주로 미국계 자금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수 사례를 살펴보면 알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국내 주식을 15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자금 중 절반 이상인 54.6%가 미국계 자금이었다.
김 연구원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계 자금은 장기투자 성격을 띠며 주로 비차익 프로그램 중심으로 매수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지난 21일부터 외국인 순매수와 함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계 자금의 매수로 코스피가 상승하면 통상적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가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다며 “지난 21일 이후 'MSCI 코리아'의 수익률은 코스피보다 0.54%포인트 높았다는 것이 미국계 자금이 증시에 흘러든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하는 동안 업종별 수익률을 분석했을 때 조선, 은행, 건설 등 주로 경기민감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은행과 건설업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