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지분공시는 주가의 바로미터

입력 2014-02-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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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온갖 시시콜콜한 상장사 임원들의 주식 매매 내역이 모두 공개되는데 대부분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예컨대 최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했거나, 임원이 보유주식 일부를 팔아 현금화했다는 식이 대부분인데 개인적인 가정사일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대주주나 주요임원들이 악재 직전에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호재성 공시를 앞두고 저가에 매수해 차익을 남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최근엔 테마에 편승해 단기 급등한 사이에 차익을 남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시 말하면 지분변동 내역은 향후 기업 가치와 주가를 전망해 볼 수 있는 꽤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공시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대거 확보한 사내 임원이 호재성 공시 직후 이를 대량 매매했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정보가 균등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정보와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이 나머지 대다수의 주주들을 장님으로 만든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내 임원들의 주식 매매 동향은 사내 동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임원공시는 꼼꼼히 따져볼 가치가 있다. 어마어마한 스톡옵션을 보유한 그룹 내 실세 임원이 지분을 매각했다면 사내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룹 내에서 계열사 주가를 전망하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임원들의 지분매각 공시는 눈여겨 볼 가치가 충분하다.

개인투자자들을 가장 맥 빠지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내부자 거래에 따른 위법 행위다. 내부자 거래는 투자 계획이나 공시 일정 등 내부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임원이나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다.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가 기업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은 일반투자자들이 이 내부자 거래의 정황을 포착할 수 있도록 ‘임원 및 주요주주 지분공시’ 규정을 두고 있다. 공시를 통해 임원이나 기업의 주요주주 지분 매매에 대한 공개를 강제한다. 누구나 공시를 통해 매매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보 비대칭성 면에서 개인주주나 대척점에 선 주주들의 주식 매매 동향을 소액주주들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당차익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이 규정의 취지다.

자본시장법은 173조를 통해 ‘주권상장법인의 임원 또는 주요주주는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된 날부터 5일 이내 증권보유 상황을 보고하며 변동이 발생할 경우에는 변동일로부터 5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보고기준은 거의 무한대다. 주요주주의 지분변동 공시 기준이 5% 이상인 데 반해 해당 기업 임원의 경우에는 1%가 아니라 1주만 사고 팔아도 보고의무가 발생한다.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지분 변동을 살펴보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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