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건설사들이 우발채무 때문에 신용평가등급이 잇따라 하향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및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한 기업들은 우발채무 때문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지난해 12월 한라(구 한라건설)의 무보증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o로 하향 조절했다. 자기자본 규모 대비 차입금이 과다하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우발채무 부담이 상존하다는 게 하향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PF 관련 우발채무와 공사미수금 등으로 순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섰고 자산 매각이 지연 돼 자기자본에 비해 차입금이 과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라건설이 PF대출 관련 제공한 지급보증액(2013년 11월말 기준)은 1540억원 규모다. 또 오는 2월 1300억원, 4월 1000억원, 9월 800억원 규모로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44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도 부담요인이 됐다. 한라건설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500억원 수준이다.
대성산업 신용등급도 지난해 12월 말 BBB+에서 BBBo로 떨어졌다. 대성산업 역시 디큐브시티 등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와 PF우발채무 현실화가 신평사로부터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성산업은 채무를 갚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와 부동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대성산업은 디큐브 시티 투자와 PF우발채무 부담이 유동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현재 상당규모의 PF우발채무가 현실화됐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대성산업의 PF우발채무는 9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3000억원에 달하고 5월까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한시라도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성산업은 향후 디큐브 백화점(4600억원)과 PF 사업용지 매각을 통해 1조원 정도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도 지난해 말 A+에서 A로 강등됐다.
현대산업개발의 우발채무는 ABCP(1734억원), PF대출(2560억원)으로 총 4294억원 규모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대아이파크몰, 영창뮤직 등 계열사를 위해 자금보충약정 및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을 제공하고 있다”며 “계열사에 대한 이같은 재무적 지원이 신용평가 등급에 부정적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