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지분보유 계열사 기업가치 높여아 경영권 승계 용이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측은 “건설분야 계열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합병의 이유로 설명하지만 업계는 이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은 정 부회장이 현대차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구조로 돼 있다. 이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현대차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엠코(25.06%), 현대글로비스(31.88%)의 기업가치를 높여 실탄을 마련, 기아차가 보유하고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 경우 기아차→현대모비스로 연결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현대엠코-엔지니어링이의 합병 후 IPO(기업공개) 또는 현대건설 추가 합병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엠코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현대엠코의 합병이 정 부회장의 후계구도와 맞물려 해석되는 이유다.
다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 한 뒤 지주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우의 수 모두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 지배구조 재편 관련 이슈는 현재 상황으로는 어떤 그림이던 시나리오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룹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중인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 가운데 정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