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 회사채 떠안은 산은… 부실 우려

입력 2014-01-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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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조2400억…정책금융지원 강화 손실 감수하고 매입

KDB산업은행이 회사채시장 불안으로 자산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산은의 정책금융 기능이 강화된 탓에 비우량 회사채 매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부실화 가능성이 큰 건설·조선·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의 비우량 회사채 인수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산은의 자산부실 위험이 한층 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이 매입한 회사채는 총 4조2500억원으로 이 가운데 BBB급 비우량 회사채(650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 회사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실패해 떠안은 비우량 회사채 규모가 1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산은이 대표주관사 또는 공동인수사로 참여해 공모발행된 A+등급 이하 회사채 전체 발행량(3조1900억원)의 약 40%에 이르는 액수다.

문제는 이런 비우량 회사채 매입 규모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현재 민영화 작업이 중단된 산은은 향후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면 정책금융기관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산은이 이제껏 해왔던 역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책금융 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기업 살리기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회사채 신속인수제 운영 주체도 산은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유동성 부족 기업이 회사채 만기 도래분의 20%를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은이 인수, 회사채를 차환 발행해 주는 제도다. 산은 인수분은 회사채 안정화펀드, 채권은행, 신보 보증 ‘시장안정 P-CBO’에 순차적으로 분할 편입된다.

현재 한라건설(880억원), 현대상선(2240억원), 동부제철(1050억원) 등 세 곳이 차환 지원을 받았다. 이들 기업의 회사채 등급은 한계등급인 BBB등급이다. 지난 2일에는 한라건설(1300억원)과 동부제철(900억원)이 다음달 만기도래 회사채에 대한 차환발행을 한 차례 더 신청했다.

정책금융 지원 확대에 다른 조달비용 증가도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산금채 발행 액수는 18조8000억원으로 전년(8조8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발행잔액도 2012년보다 10여조원 늘어난 37조8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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