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공포에 갑오년 간판 기업들 실적 추정치‘뚝뚝’

입력 2014-01-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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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개사 영업이익 추정치 145.8조…3개월만에 3% 하향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이 가능한 185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는 145조811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3개월 전(150조3179억원) 보다 3%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순이익 역시 113조5959억원으로 3.4% 낮아졌고 매출액도 1843조906억원으로 1.6% 깎였다. 1개월 전과 비교해도 매출(-0.19%), 영업이익(-1.09%), 순이익(-1.43%) 모두 하향 추세다.

선진국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원고·엔저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기업들의 실적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감이 반영됐다.

증시 ‘바로미터’ 삼성전자는 올해 41조4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40조9598억)보다는 0.2% 상향 조정됐지만 환율 오르내림이 극심했던 1개월 전(41조9311억원)과 비교하면 2.12%나 깎였다. 대형IT주들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LG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5980억원으로 낮아졌다. 3개월 만에 -15.82%나 쪼그라든 것이다. LG디스플레이(9563억원, -32.9%), 삼성SDI(2095억원, -22.3%)도 실적 컨센서스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저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서 있는 현대차(9조2925억원)와 현대모비스(3조1946억원)의 영업이익은 3개월 전보다 각각 -1.88%, -1.60% 낮아졌다. 특히 기아차(3조6854억원)는 6.78%나 깎여 현대차 3인방 가운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시황 지연 우려감에 포스코 영업이익(3조7283억원) 추정치도 3개월 만에 4.09%나 하향 조정됐고 모바일 ‘라인’의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NAVER(8446억원)는 예상치가 9.5%나 낮아졌다.

다행히 요금인상을 단행한 한국전력(5조4600억원, 3개월 전 대비 17.20%)과 D램 가격 반등 호재를 안은 SK하이닉스(4조1743억원, 4.96%), 금리상승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삼성생명(5584억원, 0.02%) 등 3개 종목은 시총 20위권 가운데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올랐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 하향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적을 가로막는 환율 변동성이 단기간 내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유로존의 더딘 경기 회복세 역시 향후 실적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경제성장)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지 못한 가운데 마이크로(기업이익)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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