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6.83% 캠브리지필터에 매각 200억 마련 ... 디큐브호텔도 매각
대성이 대성산업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계열사까지 끌어들였다. 대성합동지주가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껴 차입금이 없는 자회사 한국캠브리지필터를 대성산업 구하기에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김영대 회장-대성합동지주-대성산업으로 이뤄지는 대성합동지주 계열의 수직구조도 무너졌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대성합동지주는 지난 25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대성산업 지분 중 16.83%를 계열사 한국캠브리지필터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199억8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대성합동지주의 대성산업 지분율은 71.51%에서 54.68%로 낮아졌으며, 한국캠브리지필터는 지분율은 16.83%로 뛰었다.
대성합동지주는 지분 처분 하루 뒤인 26일 매각대금으로 들어온 200억원을 대성산업에 대여했다. 이로써 대성이 대성산업 자금 수혈에 쏟아부은 돈은 하반기에만 600억원이 넘는다. 대성합동지주는 지난 8월 대성산업이 실시한 447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대성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회사가 나선 것이다. 유상증자 후 대성합동지주의 대성산업 지분율은 60.44%에서 71.51%로 높아졌다. 늘어난 지분 일부를 이번에 한국캠브리지필터에 매각하고 매각대금 200억원을 추가 지원한 셈이다.
대성합동지주 관계자는 “한국캠브리지필터가 차입금이 없고 은행거래 시 가장 깨끗하기 때문에 지분을 매각했다”라며 “특정 용도를 위해 자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 연말 정기신용평가에 유리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산업은 장남 김영대 회장이 이끄는 대성합동지주 계열의 핵심 자회사다. 대성산업이 대성지주, 대성지주, 대성에스피엠씨 등 대부분의 손자회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대성이 적극적으로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은 차입금 상환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성산업은 2007년 신도림 디큐브시티, 용인구갈산업 프로젝트 등 건설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 회계연도 3분기 누적 차입금은 1조7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조7828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이자비용은 516억원에서 697억원으로 약 35% 증가했다. 4분기 현재 누적차입금은 1조6300억원이다. 이 중 1년 이내에 상환해야하는 차입금은 은행 400억원, 정책금융공사 680억원 등 1080억원이다. 여기에 내년 5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000억원까지 더하면 당장 갚아야 할 돈이 2080억원에 달한다. 대성산업이 3분기 연결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98억원에 불과하다.
대성산업은 현재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이다. 디큐브호텔은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게 1400억원에 매각키로 결정됐다. 매각 대금 중 1100억원은 산업은행 담보 대출 상환에 이용하고 나머지 300억원은 리츠에 출자하기로 했다. 디큐브아파트는 총 524세대 중 미분양 60세대의 매각 방식을 두고 고민 중이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디큐브시티백화점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실적이 매각가를 결정하는데 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합동지주 관계자는 “대성산업은 건설사업 부문을 완전히 분리하고 디큐브시티 관련 자산을 매각하면 차입금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대의변제 때문에 올해 재무재표상 금융비용이 높아진 것일 뿐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