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금융시장서 목소리 커진다

입력 2013-11-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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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전 금융위 부위원장 IMF 아·태 총괄국장 임명

▲IMF 아·태 총괄국장에 임명된 이창용 전 금융위 부위원장.
세계 금융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임명됐다. IMF 총재와 4명의 부총재를 제외하고 실무급 최고위직인 국장 자리에 한국인이 임명된 것은 이 수석이 처음이다.

개인의 역량이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높아진 위상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수석은 은퇴 의사를 밝힌 아누프 싱 국장의 뒤를 이어 내년 2월 10일부터 본격적인 근무를 시작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성명에서 “이씨는 공공 및 민간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금융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면서“전세계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인 아시아 국가들을 위해 이씨와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태지역 책임자에 한국인 출신이 자리한 만큼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의견 개진이 한층 더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IMF는 외환시세 안정 및 자금공여 등을 통해 회원국의 고용증대, 소득증가, 생산자원 개발 등을 지원한다. 아태지역 국장으로 임명된 이 수석은 아태지역 국가간 경제·금융 이슈를 조율하고 나아가 전세계 회원국들과의 협의를 진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1990년대 IMF와 2000년대 미국 및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론과 실무정책 등 다방면에서 한국만의 노하우를 축적했다”며“이런 배경이 국제기구 주요 자리에 한국인이 임명되고 또 국제 경제·금융시장에서 일정 부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경제 석학이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제자이며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비에 블랑샤르와도 친분이 깊다.

충남 논산 출신인 이 수석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조교수, 세계은행 객원연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이어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 2008년에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공직에 입문했고 2009년 G20준비위원회 단장을 거쳐 2011년 3월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임명됐다.

IMF 국장은 계약직으로 통상 3년간 근무하지만 경우에 따라 기간이 연장되기도 한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IMF는 총 188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라가르드 총재와 데이비드 립튼 수석 부총재를 비롯한 부총재 4명, 고문 2명, 20여명의 국장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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