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한국벤처협회 명예회장
세계 최초로 야심차게 선언한 정부3.0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인가. 스마트 직접민주제가 두 배의 경제 성장과 정치 민주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야심차게 제언해 본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정부2.0 선언 이후 전 세계는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2010년 한국이 정부1.0 수준인 전자정부 세계 1위를 자축할 때 세계는 이미 개방과 공유의 정부2.0 레이스에 돌입한 것이다. 2011년 EU 27개국은 국가 단위를 넘어 국가 간 데이터 공유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같은 해 OECD는 데이터를 넘어 예산, 정책, 공무원 자산으로 공개 범위 확대를 합의했다. 정부2.0은 질적·양적 빅뱅으로 돌입한 것이다. 드디어 2013년 6월 G8 정상은 데이터 이용협정을 체결하며 누구에게나 무차별적 자료 공유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해 국가 지배구조와 혁신에 기여한다는 5대 원칙을 천명했다. 우리는 지금 거버넌스(Governance)의 대변혁이란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부3.0을 선언했다.
2012년 정보화진흥원의 전문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3.0의 최우선 개념으로 거버넌스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서진완 교수는 “국민참여에서 국민 주도로 보이지 않는 플랫폼 정부”라는 개념을, 명승환 교수는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 개념적 대중에서 개별적 인간의 인본주의”라는 개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이제 거번먼트(Government)에서 거버넌스(Governance)로 이동하며 민간과 공공의 영역이 융합되는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한다”는 것이 윤영진 교수의 의견이다.
이제 미래 정부3.0을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 직접민주제를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의사결정 비용과 순응 비용의 절충으로 대의민주제를 운영해 왔으나, 의사결정 비용이 획기적으로 축소된 결과 스마트 직접민주제의 도입이 확고한 타당성을 갖게 됐다.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를 전파하는 브루노 카우프만에 따르면 “직접민주제의 도입 비율이 높은 주가 경제적 성과가 높다”고 한다. 정치적 민주화가 경제적 부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0.72로, 종교적 갈등이 심한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갈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OECD 평균치(0.44)보다 월등이 높은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갈등 비용은 246조원로 국가 총생산의 22%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갈등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선진국 진입의 길은 요원하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대의민주제로 한국의 뿌리 깊은 갈등구조를 해소할 희망이 보이는가 묻고 싶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고 따르지 않는 순응 비용이 너무나도 크다. 의료, 교육, 송전탑, 연금보험 문제 등 숱한 문제들이 국가적 편익에도 불구하고 이익집단 간의 갈등에 발목이 잡혀 있다.
스마트 혁명에 기반해 민간과 공공이 융합하는 홀론(Holon)의 직접민주제는 무시할 수준의 의사결정 비용으로 막대한 순응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거버넌스의 대변화가 한국의 희망이다.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가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원인이 아닌가. 직접민주제는 정부를 효율적으로 변모시키고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불로소득의 이권경제를 축소시킬 것이다.
창조경제연구회에서 심층 연구 이전에 우선 500명의 시민들에게 직접민주제가 실시될 경우 사회적 비용 절감을 질문해 봤다. 시민들은 8.5%의 정부 예산 절감, 7.6%의 사회적 갈등 비용 축소, 7.9%의 이권 경제 축소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들은 숫자를 떠나 국가 거버넌스의 혁신을 열망하고 있었다.
이는 각각 30조원의 정부 예산 절감, 19조원의 사회적 갈등 비용 절감, 4조원이 넘는 이권 경제의 축소를 통해 53조원의 국가 편익 발생을 의미한다. 직접민주제 도입으로 창조경제의 목적인 두 배의 국가 성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자리 미스매치, 이공계 문제, 벤처 인력, 공공기관과 공기업 혁신 등 수많은 문제 해소는 직접민주제의 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