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증가율 3년째 줄고 저축은 12년만에 반토막

입력 2013-11-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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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돈쌓기·가계는 빚쌓기…한국경제 선순환 구조 ‘삐걱’

가계의 저축률이 12년 새 반토막 나고, 기업투자 증가율는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해‘기업은 투자의, 가계는 저축의 주체다’라는 경제상식이 흔들리고 있다. 기업은 투자를 하기보다는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있고, 가계는 저축을 하기는커녕 빚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가계가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이를 기업이 빌려 투자를 하고 다시 가계에 일자리와 임금의 형태로 분배하는‘선순환’ 구조가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중 기업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상반기 27%에서 2013년 상반기에는 24%로 하락했다. 기업의 투자 증가율도 2012년 상반기 0.1%를 기록했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2011년 상반기 이후 계속 마이너스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 증가율이 2008년 하반기 -3.7%, 2009년 상반기 -5.0%로 집계됐다”며“기업투자 위축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계의 저축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순저축률은 2009년 4.1%에서 2012년 3.4%로 줄었다. 2000년(8.6%)과 비교해서는 반토막 났다.

심지어 가계와 기업의 역할이 뒤바뀌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은행에 ‘저축’을 해 자금 공금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가계는 대출을 늘리며 자금의 수요자가 됨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바뀐 모습이다”며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려나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가 소득이 많이 늘어야 소비와 저축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도 투자에 나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며 “내년에는 경기가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업들도 투자를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어 개선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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