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애널데이 연 삼성전자, 시장 반응은 ‘시큰둥’

입력 2013-11-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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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만원선 후퇴…기관 1182억원 ‘팔자’·순매도 1위

삼성전자가 8년만에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미래성장의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배당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소용이 없었다.

6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대비 3만4000원(2.29%) 떨어진 145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1182억원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순매도 상위 1위다. 외국인(65억원, 순매수8위)도 관망했다. 개인(1108억원, 순매수 1위)만이 환호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특히 기관은 삼성SDI(515억원), 삼성전기(201억원), 삼성생명(37억원), 호텔신라(35억원)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도 함께 팔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6대 핵심 역량으로 △연구개발(R&D) △특허 △인수합병(M&A) △마케팅 △인재육성 △시설을 꼽고 다양한 내용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2020년 매출 4000억달러’ 목표 의지를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삼성전자는 대부분 ‘대답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당장 결과로 나올만한 구체적인 전략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란 평을 내렸다.

행사에 참석한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컨퍼런스 대부분이 제품, 기술력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졌는데 이는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는 얘기”라며 “보여주기 위한 IR(기업설명)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과 소통하고자 하는 행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저평가 요인 중 하나로 소극적 IR을 꼽았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IT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공개석상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시장과 소통하고자 먼저 나선 만큼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알맹이’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배당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자 배당비율을 높이고 향후 3년 단위로 배당정책을 재검토해 주주수익을 관리하기로 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의 보통주 평균주가는 142만7000원이다. 현재 주가 수준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기말배당금은 1만4200원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회기 배당금 8000원(보통주 기준)에 비하면 80%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 실적 경신속에서도 배당보다 설비투자에 더 집중했다. 배당에 대한 태도가 갑자기 바뀐 것은 주주친화 의지와 더불어‘가치주’로서의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의지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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