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사태 이후 회사채 발행이 크게 위축되고 회사채 간 차별화가 심화되는 등 회사채 시장의 불안이 표면화되고 있는 원인으로 ‘신용평가의 신뢰성 부족’이 지목됐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는 피평가기업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관대한 신용평가등급을 부여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미국과 달리 우량 회사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폭 확대된 비우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주요국과 달리 다시 좁혀지지 못한 채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업, 해운업 관련 피평가기업의 부실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하고 등급조정에 실패한 사례가 수차례 나타난 점도 국내 신용평가등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글로벌 및 국내 신용평가사 간 신용평가등급의 차이로 인해 국내 발행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역시 저하되면서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외국인 보유 국내 채권 중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신용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책적 보완과 함께 복수신용평가제도 유지 여부 재검토, 독자신용등급제도 도입, 자체 신용평가 역량 강화 등 규제환경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외국 신용평가사의 국내 진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