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쪼개기 신축한 경매물건 올해 36건…3년새 7배 급증
용산 개발 무산의 후폭풍으로 지분쪼개기 경매물건이 큰 폭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낙찰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용산 지역 지분쪼개기 경매물건은 2010년에는 5건, 2011년에는 17건으로 3배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건을 넘어섰고 올해 현재 36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분쪼개기란 재개발 예정구역이나 예상지역에서 새로 지어질 아파트 입주권을 여러 개 확보하기 위해 낡은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헐고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것을 말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의 조합지분은 하나이지만 이렇게 구분등기가 가능한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면 여러 개의 조합자격을 얻게 돼 과거 지분쪼개기가 성행했다.
특히 용산 일대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후광효과를 얻기 위해 2006~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지분쪼개기가 한창 이뤄졌다. 그러나 용산 개발이 무산되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경매로 나와도 헐값에 팔리고 있어 평균낙찰가율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90%대였던 낙찰가율이 매년 하락해 용산개발이 무산된 올해는 50%대로 떨어졌다. 채무액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돼 채권 회수가 안 되는 깡통 물건으로 전락했고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날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지분쪼개기 경매물건 대부분 건축허가는 근린생활시설로 받았지만 실제로는 주택(원룸)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구당 1대 꼴로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는 다세대 주택보다 주차장 설치 부담이 적어 지분쪼개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서다. 그러나 인허가를 받고 나선 원룸으로 불법 개조한 뒤 주거 세입자를 들인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경매에 나온 대부분 물건이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있다. 위반건축물로 분류가 되면 구청에서 계속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들 물건에는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아 용산구청에서 압류한 내역이 적게는 1~2건에서 많게는 10건이 넘는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분쪼개기 물건은 재개발이라는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그 환상이 깨진 지금 금융권 부실, 위반건축물, 임차인 문제, 주차시설 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만 낳고 있다”며 “입찰시 낙찰가는 냉정한 현재가치에 근거해 이행강제금이나 원상복구 비용 등 추가처리비용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