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 27일로 5일째를 맞은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서울대병원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사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의사성과급제 및 선택진료제 폐지 △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인력충원 등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진행 방식을 놓고도 조는 단체교섭을, 사측은 실무교섭을 고집하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조측은 오병희 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원활히 협상을 진행하자면 단체교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은 임금인상이다. 노조는 최소 시간당 1000원 올라야 한다며 20만9000원 인상, 총액 기준 13.7%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병원 측은 경영 악화 탓에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경영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 부서별로 예산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병원 측은 올해 68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침체에 따른 환자 감소, 낮은 의료수가,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등이 겹쳐 경영 여건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쌓아놓는 등 실제로는 최근 5년간 수백억원의 흑자를 봤으면서 경영 악화를 핑계로 이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와 환자들에게 전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교육·연구·진료 등 공익사업에 투자할 명목으로 병원이 적립할 수 있는 돈이다.
사측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계산되고 이를 고려해도 적자폭이 줄 뿐이지 결코 흑자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