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총파업 예고…노사 ‘교섭 방식’ 입장차

입력 2013-10-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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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교섭 방식을 놓고 노사 양측이 입장차를 드러냈다.

22일 서울대병원과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마지막 교섭을 벌이기로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1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4%(투표율 90.3%)로 파업을 가결한 데 이어 사측과 지난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을 했다.

진전이 없자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3시 단체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노조는 병원 측이 갑작스럽게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교섭장인 일명 ‘시계탑 건물’ 출입구를 사측이 봉쇄하고 교섭을 위해 입장하려는 노조 교섭위원들을 막았다”면서 “이미 정해져 있는 교섭에 병원장이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병원이 교섭의 형태가 다른 ‘실무교섭’을 하기 위해 노조에 제안한 것일 뿐 교섭을 거부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교섭은 본교섭인 단체교섭과 실무교섭 두 종류가 있는데 노사는 6월말부터 현재까지 두가지 교섭형태를 병행해 각각 20여회 진행해왔다.

본 교섭은 노사 양측에서 각각 10명의 교섭위원이 참석하고 병원 직원이나 노조원, 대의원 등이 참관할 수 있으며 실무교섭은 양측에서 핵심교섭멤버 2명씩만 참관인 없이 교섭을 한다.

병원 측이 실무교섭을 고집하는 이유는 노조의 파업예고를 앞두고 핵심 쟁점에 대해 효율적으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실무교섭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에 오후 9시부터 밤샘 단체교섭을 벌이자고 제안한 상태이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은영 서울대병원분회 총무국장은 “경영진이 실무진에게 전권을 위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무교섭은 한계가 있다”면서 “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병원장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전권을 실무진에게 위임한다면 실무교섭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가 이번 총파업을 결정하면 지난 2007년 10월에 이어 6년 만에 파업을 하게 된다. 당시 노조는 연봉제와 팀제 도입 등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응급실 등에 최소 인원만 배치한 채 6일간 파업을 벌였다.

서울대병원분회는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예고한 대로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는 한편 오전 10시께 파업 출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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