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차 베이비붐 세대, 자신에 투자 아끼지 않는 ‘액티브 시니어’ 소비 주도
우리나라 총 인구의 4분의 1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가 차지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1차 베이비부머부터 65세 이상의 실버층이 된다. 산업 성장을 이끈 1차 베이비부머가 실버층이 되면 관련산업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층을 중심으로 한 신체적·정신적 자립도 수준을 높여주는 상품과 서비스, 즉 실버산업에 기업과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실버산업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베이비부머의 자산과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자산·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65세 이상 노인층의 순자산은 2006년 2억7056만원에서 2011년 2억4058만원으로 11.1% 감소했다.
반면 1·2차 베이비부머는 증가세다. 같은 기간 1차 베이비부머의 순자산은 2억6381만원에서 3억1116만원으로 18.0% 늘었다. 2차 베이비부머는 1억4436만원에서 2억1111만원으로 46.2% 증가했다.
연소득 역시 현재의 노인층과 베이비부머는 증감 추이가 반대다. 노인층의 2006년 연소득은 1897만원이었으나 2011년에는 1720만원으로 9.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1차 베이비부머는 3954만원에서 5067만원으로 28.2%, 2차 베이비부머는 3691만원에서 4902만원으로 32.8% 각각 증가했다.
베이비부머가 실버층이 되기에 앞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등장도 실버산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액티브 시니어는 외모, 건강관리, 패션 등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50~60대를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케이블방송에서 중견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한‘꽃보다 할배’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높은 인기를 끌 듯 액티브 시니어는 사회 전면에 등장했다. 이전에는 새로운 유행을 만드는 연령대가 20~30대였다면 최근에는 유행과 소비 흐름을 액티브 시니어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본 실버세대보다 높은 경제력을 지닌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베부머가 실버층에 진입하면 국내 실버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고령화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선제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부문별로는 정보·기술(IT) 분야가 실버산업에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격 의료서비스·요양서비스와 집안 살림을 돌보는 홈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2010~2020년 10년 동안 정보 부문에서의 실버산업이 연 평균 25.1% 성장, 기존 산업(5.0%)의 5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IT산업이 발전하면서 연계 서비스 이외에 단일 제품으로도 실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제 막 선을 보인 ‘웨어러블 제품(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도 실버산업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계, 목걸이 등 몸에 웨어러블 제품을 착용하면 실시간 건강관리, 응급상황 점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버층이 어려워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등 사회와의 소통 창구를 넓혀주는 데에도 웨어러블 제품이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노인층을 겨냥해 메뉴는 단순하게, 화면은 넓게 한 ‘실버폰’, 글자를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폰’도 실버산업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가와 금융, 의료기기 역시 실버산업에서 각광받는 사업 분야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꽃보다 할배’ 방영 이후 자녀들이 보내주는 효도관광보다 시니어 세대가 직접 여행지를 찾고 계획을 세우는 주도적 문의가 늘고 있다. 이는 고령층의 여행이 휴양의 의미를 넘어 자신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2020년 10년 동안 여가 부문 실버산업의 연 평균 성장률은 13.7%로 기존 산업(7.0%)의 두 배에 달한다.
금융과 의료기기는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퇴직연금, 보행보조기 등을 선보이며 산업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