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보다 비싼 외제차 수리비…최대 4억6천만원

입력 2013-10-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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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세계적 슈퍼카 페라리 2012년식 1대가 교통사고로 크게 파손돼 정비공장에서 수리를 받았다. 부품 값과 공임 등을 합한 수리비가 4억6천만원이나 나왔다.

2010년 9월에도 사고난 벤츠 1대(2008년식)의 수리비 견적을 뽑아보니 4억3천만원이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새누리당) 의원이 보험개발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3년간 교통사고 피해 외제차 수리비(이하 과실상계 전 기준)가 사고 사망자 평균 지급 보험금(2011년 기준) 1억300만원보다 많이 나온 사례는 43건이나 됐다.

43건의 차 수리비는 총 69억1천300만원으로 1건당 평균 수리비는 1억6천만원을 기록했다. 사람 목숨 값보다 차 수리비가 훨씬 비싼 셈이다.

수리비가 2억원이 넘은 사고도 3년간 8건 있었는데, 차종별로는 페라리가 4대, 벤츠가 3대, BMW가 1대였다.

수리비 1억원 이상은 59건으로 이 가운데 벤츠가 16대로 가장 많았고, 페라리가 11대, 포르셰가 8대로 뒤를 이었다. BMW와 아우디는 3대씩이었다.

최근 3년간 들어간 외제차 수리비 총액은 2조851억원으로 2조원이 넘는다.

2010년 5천842억원, 2011년 6천739억원, 지난해 8천270억원으로 2년만에 42%나 급증했다.

이는 과실상계 전 보험사에 청구한 수리비 기준으로 실제 보험금 지급액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외제차 대수와 지급 보험금이 매년 가파르게 늘어 전체 운전자가 내는 보험료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험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외제차는 높은 부품 값 때문에 수리비가 비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도로에서 외제차를 만나면 접촉사고라도 나 수리비를 물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운전자가 많다.

이노근 의원은 "도로 위의 고급 외제차는 일반 국민에게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외제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통념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토교통부가 수입차 부품가격과 공임 공개에 늑장 대응한 것이 터무니없는 외제차 수리비의 주된 원인"이라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진환 국토부 자동차운영과장은 "지금은 순정부품만 쓰기 때문에 수입차 부품 값이 비싼데 대체부품 인증제가 도입되면 수리비와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부품 값만 233만원으로 국산차(54만원)의 4.3배이며 공임(54만5천원)은 국산(30만원)의 1.8배다.

국토부는 수입차의 과도한 수리비를 낮추고자 7∼11일 5일간 지방자치단체,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와 합동으로 서울과 경기, 대구, 부산 지역 수입차 정비업체 16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윤진환 과장은 "수입차 정비업체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정비 견적서를 소비자에게 제공했는지, 자동차관리법의 절차를 준수했는지 등을 검토해 시정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정비업체가 수리비를 부풀리지 않게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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