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마트] 전자책 시장 발빠른 진화, 게임 밀어낸 고전문학 ‘앱스토어의 이변’

입력 2013-10-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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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400억서 올 1800억 규모 예상… 앱·콘텐츠 서비스 성장세 전망 밝아

▲교보문고 '샘'.

지난 상반기 게임업계와 앱 시장에서는 황당한 사건들이 벌어졌다.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 상위권, 그것도 1위를 독차지해오던 게임이 밀려난 것이다.

1위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전문학 앱인 ‘세계문학’. 먼지 쌓인 고전이 게임을 밀어내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0.8권. 한 달에 1권의 책을 읽는다는 직장인이 25.7%로 가장 많았지만 ‘0권’이라고 답한 직장인의 비중이 23%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희망은 있다. 아날로그 책과는 멀어지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대수가 빠르게 늘면서 이제 전자책은 바로 곁에 있을 만큼 접근성이 높아졌다.

‘세계문학’ 앱의 놀라운 1위 등극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종이를 넘기는 하드카피 책의 정감 대신 터치 감각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킬 전자책 시장이 다양한 앱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리디북스’, 천고마비의 계절 ‘앱’ 하나면…

2009년 출시한 리디북스는 회원수 150만명, 앱 누적 다운로드 400만건을 넘어선 대표적 전자책 앱이다. 국내 전자책 앱 중 가장 많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지원, 베스트셀러·만화·잡지까지 약 20만권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다.

리디북스는 특히 인기 대작들을 잇따라 제공, 전자책 마니아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등 문학계의 손꼽히는 도서들을 발간한 데 이어 최근에는 누적 판매량 1800만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삼국지’를 단독 출간하기도 했다.

8월 말까지 삼국지 전자책 10권 세트를 2만9900원에 판매, 이문열 작가 기획전을 진행하며 전자책 앱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리디북스에는 저작권이 만료된 무료 책이 많은 데다 이벤트를 통해 저렴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어 터치 세대들을 빠른 속도로 끌어들이고 있다.

독서 중 중요한 부분을 남기는 독자들을 위해 형광펜, 메모, 책갈피 기능을 제공하는 등 독자의 편리성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스토리홀릭’ 앱을 통해 챕터 단위의 책도 제공한다.

◇‘세계문학’, 게임 밀어낸 먼지 쌓인 고전

세계문학은 출판사 ‘열린책들’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위대한 개츠비, 죄와 벌, 그리스인 조르바 등 세계적 고전문학을 전자책으로 만든 앱이다.

서점에 가지 않고도 한 자리에 앉아 160권이 넘는 고전 명작을 골라 사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세계문학은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뷰어 설정 기능을 포함, 기억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담아내는 독서노트도 마련했다.

방 안의 한 벽을 가득 메우며 종이 냄새를 풍기는 아날로그 느낌의 책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소장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기준으로 책을 정리할 수 있는 책장도 제공한다. 여기다 구매한 도서는 영구 소장할 수 있어 출시 나흘 만에 2만건,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10만여 건의 다운로드가 가능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현재 열린책들은 교보문고와 손잡고 대대적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재치와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로 한국 독자들을 자극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상상력 사전’ 등 e콜렉션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샘이 솟는 ‘샘’…터치 세대에 귀 기울인다

교보문고의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 ‘샘’은 독자들이 약정 기간 동안 요금을 내고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월 1만5000원에 전자책 5권을 대여할 수 있으며, 요금제에 따라 5권, 7권, 12권의 전자책을 볼 수 있다.

샘은 전자책 독자들을 포함해 책을 잘 읽지 않는 예비 전자책 회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달 9900원에 3권을 빌려 볼 수 있게 해 매월 5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했다. 특히 이 같은 서비스는 교보문고가 인터넷 카페, SNS 공간 등에서 ‘책 권수를 줄여 읽을 수 있는 요금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전자책 독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람권수 이월’ 서비스도 돋보인다. 기존에는 해당 월의 만료일까지 정해진 전자책을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 남은 전자책 권수가 사라졌다. 서둘러 책을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월에 남은 권수를 다음달로 넘겨 사용할 수 있도록 이월 서비스를 시행한 것.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이월 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다.

△전자책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400억원에서 지난해 1512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전자책 시장이 올해 20% 이상 성장해 18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교보문고의 샘은 출시 6개월 만에 1만50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매출 상위 30개 출판사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1% 증가했다. 출판사 ‘열림원’은 ‘꾸뻬씨의 행복한 여행’, ‘천국의 소년’ 등 종이책 베스트셀러를 ‘샘’으로 제공하면서 매출이 1000% 이상 신장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전체 출판 시장 중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세계 전자책 시장이 7~8%를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터치 세대들이 모바일과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를 이용해 책을 읽는 일에 익숙해진 데다 스마트폰이 전자책 단말기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대형화되고 있어 향후 전자책 시장은 밝을 것”이라며 “전자책 앱과 콘텐츠 서비스가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전자책 시장의 장및빛 전망을 예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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