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해야만 실업급여 제공한다”…실업수당 지급조건 강화

입력 2013-10-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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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보수당, “2년 이상 장기 실업자, 일주일 30시간의 공공근로 찾아야”

영국 집권 보수당이 장기 실업자라도 공공 근로에 나서거나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다 받지 못하도록 실업자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주요 외신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실업자 재취업 지원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은지 2년 이상 된 실업자들은 일주일에 30시간의 공공근로를 하거나 매일 구직센터를 찾아야만 실업급여 혜택을 다 받을 수 있다. 지정된 기관에서 재취업 교육을 받는 것도 동등한 노력으로 인정된다.

이는 2014년 4월부터 시행된다.

공공근로를 선택한 실업급여 수급자들은 쓰레기를 치우거나 노인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만들고 자선단체에서 봉사하는 것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수급자가 규칙을 한 차례 어기면 4주간에 해당하는 230파운드(약 40만원)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두 차례 위반할 때는 3개월치 수당이 삭감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거나 공공 근로와 같은 노동 활동을 해야만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직에 나서지 않은 채 정부가 주는 돈에 기대어 실업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이 더는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이 지난해 도입된 실업자 의무 근로제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보수당이 전당대회에서 ‘복지 수술’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을 붙잡아 두려는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최근 들어 야당인 노동당에 밑돌던 지지율을 따라잡기 시작했으나 이주민 정책과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로 보수층으로부터 ‘우향우’ 압력을 받고 있다.

영국은 올들어 경기침체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이 7.7%에 이르면서 실업 대책 마련에 난관을 겪고 있다. 특히 영국의 장기실업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스본 장관은 이날 전당대회 연설에서 “복지는 수혜자와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 모두에게 공정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장기 실업자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머런 총리가 발표한 무주택자 주택구매 지원 정책에 추가해 민생 지원 차원에서 2015년까지 유류세를 동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스본 장관은 “경기회생을 위한 정책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정부의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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