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치매… 나는 아니겠지?

입력 2013-09-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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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깜박깜박 할 땐 증상 의심… 병원서 인지기능장애 검사 받아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가 9.18%로 5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올바른 생활습관 등과 같은 예방으로 치매를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사진제공 한림대의료원
사람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는 바로 ‘치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병을 진단받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듯 노인성 치매는 지적 수준과는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이며 예측이 불가능하다. 치매가 무엇보다 두려운 질병인 까닭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에게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 중 9.18%… 원인도 다양 = 대한민국 치매 노인의 수는 미리 예방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최근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가 9.18%로 54만명에 이르고, 치매의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도 4명 중 1명 꼴에 달한다. 또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12.2% 정도이지만 2050년에는 37.8%로 급증할 것으로 보여 치매 노인인구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2030년에는 치매노인의 수는 약 127만명, 2050년에는 약 271만명으로 20년마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흔히 ‘노망났다’고 표현하는 치매는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긴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하나의 질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매는 약 70개 이상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알츠하이머병뿐만이 아니라 혈관성치매, 정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는 가역성치매, 심한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 뇌 손상에 의한 치매 등이 그 원인이다. 아울러 정상적으로 발달한 후 지적능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원인에 의해서도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체 치매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은 71.3%, 혈관성치매가 16.9%, 기타 치매가 11.8%를 차지하고 있다.

◇ 치매, ‘조기치료’해야 부담·비용 낮춘다! = 지난 10일 열린 ‘한국-스웨덴 치매포럼’에서 김기웅 국가중앙치매센터장은 치매의 치료 및 관리에 있어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치매유병률에 비해 실제 치매가 발견되는 것은 3%에 불과하다. 약속시간을 기억하기 어렵고 돈계산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등 가벼운 건망증을 ‘나이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라고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단검사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회 안전망인 ‘국가치매정책의 현황과 계획’을 수립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치매를 조기발견해 중증에 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 60세 이상이라면 보건소에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66·70·74세 검진 대상자를 상대로 인지기능장애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뿐 아니라 요즘 병원의 전문 클리닉에는 빠르고 정확한 전산화 치매진단 도구가 마련돼 있어 그 즉시 치매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 백신을 비롯한 면역치료법, 유전자치료법, 줄기세포치료법 등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며, 특히 알츠하이머 백신이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치매, 노력하면 ‘예방’가능 = 무엇보다 치매는 100%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기억력 향상을 위해 뇌를 늘 사용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공부를 하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것을 응시하는 TV는 뇌가 퇴화돼 오히려 기억력이 감퇴하고 우울해져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국희 교수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뇌를 활성화하고 기억력을 향상시켜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외국어학습 등의 새로운 공부가 뇌에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서도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취미활동과 규칙적인 사회활동은 계속해서 하는 것이 좋으며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이 있다면 즉시 치료를 해야 한다.

또 흡연과 지나친 음주,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기억력이 저하되고 낙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은 지방을 피하기 위해 전혀 육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기름이 없거나 적은 살코기를 잘 먹어야 근력을 유지하고 운동도 더 잘 할 수 있게 돼 뇌가 더욱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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